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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7화

이진아는 그의 몸을 다 닦아준 후 길게 한숨을 내쉬고 이불을 덮어줬다. “좀 편해졌어요?” 눈빛이 너무 투명한 나머지 얄밉게 느껴질 정도였다. 그는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돌려 창밖을 바라보았다. 이진아는 도대체 그가 왜 화가 났는지 알 수 없었고 자신도 모르게 짜증이 밀려왔다. 수건을 물통에 던져 넣고 그녀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정말 맘에 안 드는 양반이네! 이렇게 까칠해서야, 언제 터질지 도통 알 수가 없잖아.’ 그녀는 점점 더 화가 치밀어 밖으로 나가다가 마침 위층으로 올라오는 가정부와 마주쳤다. 가정부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사모님, 식사 다 됐어요. 먼저 내려가 드세요. 오늘 생리하시니까 저희가 따뜻한 차도 끓여놨어요.” 이진아는 도무지 밥맛이 없었다. 강현우 때문에 화나서 기분이 잡쳤으니까. “됐어요. 그냥 대표님 드실 거나 가져다드려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 자신의 침실로 돌아가 문을 쾅 닫았다. 가정부들은 감히 더 묻지 못하고 안방 문 앞에 가서 조심스럽게 말했다. “대표님, 저녁 식사 준비 다 됐는데요...” 말이 끝나기도 전에 안에서 나지막한 대답이 들려왔다. “안 먹어요.” ‘어휴, 도대체 두 분은 또 왜 이러실까.’ 가정부는 어리둥절해서 아래층으로 내려가 만찬을 바라보더니 끝내 한숨이 새어 나왔다. ... 한편 주지훈은 밤 11시에 돌아와 가정부의 걱정 가득한 보고를 들었다. “사모님과 대표님 두 분 모두 저녁을 안 드셨어요. 사모님은 줄곧 위층에만 계시고 저희도 감히 여쭤보지 못했어요. 주 비서님, 오늘 사모님 몸도 안 좋으신데 저녁에 끓여놓은 생강차도 안 드셨어요.” 주지훈은 오늘 밤엔 아예 회의도 안 하고 회사에서 몇 시간을 빈둥거린 후에야 돌아왔다. 두 사람 사이에 끼는 게 얼마나 곤란한지 아니까. 그는 이마를 짚으며 가정부들에게 말했다. “다들 가서 주무세요.” 그러고는 우선 조심스럽게 강현우의 방으로 들어갔다. 안에 불이 켜진 걸 보니 대표님이 아직 잠들지 않았나 보다. 강현우는 또 그 두 장의 혼인신고서를 보고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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