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54화
예전에는 그가 연기하는 줄 알았다. 그는 강현우였으니까.
회암시에서 강현우 이름 석 자는 절대적인 권위를 의미하는데 대체 그가 무엇을 두려워하는 걸까?
다만 이제 이진아는 생각이 바뀌었다. 모두가 각자 감옥에 갇혀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녀는 티슈를 꽉 잡은 채 강현우를 밀쳐내려 했지만 이 남자가 또다시 눈을 감고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
“조금만 더 누워있자.”
이진아는 순간 움직임을 멈췄다.
그녀는 강현우의 이런 나약한 모습이 싫었다. 항상 구름 위에 서서 거만한 자세로 내려다보는, 속세에 때 묻지 않은 이미지였으니까.
이진아는 등을 기대고 저도 몰래 잠이 들었다.
그 사이 주지훈이 한 번 내려와서 소파에 기대 잠든 두 사람을 보더니 간만에 뿌듯함을 느꼈다.
이제 막 발걸음을 옮기려 할 때, 대표님이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강현우는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소파에 기대 잠든 이진아에게 시선을 고정했다.
그렇게 몇 분 동안이나 그녀를 뚫어지게 바라보다가 조심스럽게 허공에 대고 그녀의 눈매를 그려보았다.
곧이어 그녀를 번쩍 안아 위층으로 올라갔다.
침실에 도착해서 조심스럽게 침대에 눕혔다. 마치 눈송이를 다루듯 모든 제스처가 부드러울 따름이었다.
허리를 살짝 적시고 그녀에게 이불을 여며준 후 시선이 결국 그녀의 입술에 멈췄다.
이진아는 차가운 인상이지만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서 다정한 이미지도 선사했다.
강현우는 한참 동안 그녀의 입술을 바라보다가 가볍게 입을 맞추었다.
그러고는 문을 닫고 침실을 나섰다.
깊은 잠에 빠진 이진아는 이 모든 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강현우가 서재에 들어서자 주지훈이 어느덧 안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대표님, 좀 괜찮아지셨어요?”
본가에서 돌아왔을 때, 기분이 별로인 듯싶었는데 지금은 한결 나아진 모습이었다.
강현우는 의자에 앉아 한 손으로 미간을 문질렀다.
“별일 아니야. 그쪽에 말해둬. 강서준 더는 그곳에 못 가게 단속해야겠어.”
너무 얕잡아본 탓이었다. 강서준이 그곳까지 찾아낼 줄이야.
“네, 이미 다 전했습니다.”
주지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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