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70화
“내 생일인데 왜 안 와? 이 사람은 또 누구야? 학교에서 연애해?”
박여진은 쏟아지는 질문에 정신을 못 차렸고 이내 겁에 질렸다.
“여기서 얼마나 기다린 거야? 온몸이 다 젖었잖아. 감기라도 걸리면 어쩌려고? 기사님은?”
박태호는 코를 훌쩍거렸다.
“나 혼자 도망쳐왔어. 에취...”
박여진은 서둘러 남학생에게 사과했다.
“그 문제는 내일 다시 이야기하자. 이 우산 나 좀 빌려줄 수 있을까? 진짜 미안해...”
남학생의 시선이 박태호에게 닿았는데 박여진을 안고 있는 자세가 왠지 소유욕이 너무 강하게 느껴졌다.
게다가 알 수 없는 적대감이 느껴졌지만 어쨌거나 그는 박여진의 동생이었다.
남학생은 박여진에게 호감이 있었던지라 당연히 그녀의 동생에게도 잘해야 했다.
“그래, 그럼 내일 봐.”
박여진은 자신의 외투를 벗어 박태호에게 걸쳐주고 그의 손을 잡았다.
“왜 혼자 도망친 건데? 기사님이 바래다주면 되잖아. 됐다, 일단 올라가서 옷부터 갈아입자. 내 옷밖에 못 입겠네?”
그녀는 수재반이었고 지금 이 시간에 다들 교실에서 시험지를 풀고 있었다.
박여진은 우선 박태호를 기숙사로 데려가 자신의 옷을 갈아입혀 주기로 했다.
다만 박태호가 기어코 옷을 꽉 붙잡고 안 벗으려 했다.
이에 그녀는 헛웃음이 새어 나왔다.
“혼자 갈아입게? 알았어.”
그는 고개를 끄덕이고 재빨리 박여진의 옷으로 갈아입었다.
그때 박여진은 박태호보다 키가 훨씬 크고 새하얀 피부에 마른 체형, 예쁘장한 외모를 지녔다. 이건 박태호가 형용해낼 수 있는 최상의 멘트였다. 어쨌거나 박여진은 세상에서 가장 예쁜 여자였다.
그녀의 옷에서 은은한 향기가 났다. 박태호는 너무 쑥스럽고 난생처음 수치심이란 걸 느꼈다. 또한 알 수 없는 불안감까지...
박여진은 그가 계속 고개를 숙이고 귓불까지 빨개지자 얼른 두 볼을 잡고 이마를 맞댔다.
“태호야, 얼굴이 너무 뜨거워. 열나는 거 아니야?”
박태호는 머리가 백지장이 되어 아무런 생각도 떠오르지 않았다.
그녀는 재빨리 박태호의 손을 잡고 기숙사 사감에게 상황을 설명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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