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08화
이진아는 아직 발목이 불편했던 터라 옆에 앉아 고개를 저었다. 강현우는 매니저에게 과일주를 가져오라고 했다.
이 모든 상황을 지켜보던 박태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과일주 몇 병이 들어오자 드디어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여긴 왜 데려왔어?”
이진아가 과일주를 마시려던 그때 강현우가 말했다.
“너희들한테 보여주려고.”
친구들에게 자기 여자를 소개해준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다들 알고 있었다.
그 의미를 알고 있던 박태호가 다급하게 일어났다.
“아니, 이 여자가 뭔데? 이 여자는...”
서하늘이 그의 소매를 잡아당기면서 차분하게 말했다.
“앉아.”
박태호는 입술을 잘근잘근 씹으면서 이진아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마음 같아서는 흠이라도 잡아내고 싶었다. 그러면 강현우에게 큰소리칠 이유가 생기니까.
‘이 여자는 현우 형이랑 어울리지 않아.’
하지만 아무리 찾아봐도 흠이라곤 없었다. 얼굴이 예쁜 건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한발 물러서고 화제를 서이현으로 돌렸다.
“오늘 저녁에 서이현이 나한테 전화 왔는데 이따가 여기 올 거야. 현우 형, 두 사람 3개월 후에 결혼한다는 소문이 돌던데 대체 무슨 생각이야?”
그 말을 들은 서하늘은 이젠 누가 와도 박태호를 못 말리겠다고 생각했다.
룸 안의 분위기가 순식간에 미묘해졌다. 바로 그때 유승준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이진아도 있는 걸 보고는 깜짝 놀랐다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오는 길에 서이현을 만나 함께 온 것이었다. 서이현이 그의 뒤에 서 있었다.
그녀가 유승준에게 물었다.
“왜 안 들어가요?”
유승준이 옆으로 비켜섰다.
룸 안에 앉아 있는 이진아를 본 서이현은 잠시 놀라는 듯했지만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안녕하세요, 진아 씨.”
전에 두 사람의 만남은 유쾌하지 못했다.
이진아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 자리에 있는 그 누구와도 친하지 않았기에 그저 고개를 숙여 손에 든 잔만 내려다보았다.
유승준이 서하늘의 옆에 앉아 조용히 말했다.
“일부러 데려온 게 아니라 오는 길에 만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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