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19화
밤새 한숨도 자지 못했다.
다음 날 이진아는 아침, 점심, 저녁도 거르고 하루 종일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
도우미가 강현우의 서재를 몇 번이나 드나들었다. 두 사람이 대체 왜 또 싸웠는지 알 길이 없었다.
“대표님과 사모님 모두 하루 종일 아무것도 안 드셨어요...”
강현우는 자리에서 일어나 안방 문을 열었다. 이진아가 여전히 몸을 웅크린 채 침대에 누워있는 걸 보고는 창가 쪽으로 다가가 침대 옆에 앉았다.
“일어나서 뭐 좀 먹어.”
이진아는 눈을 감고 얼굴 반쪽만 내놓고 있었다.
그는 다시 안방을 나섰다.
이젠 좀 조용해지나 싶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맛있는 죽 냄새가 코끝을 스쳤다.
강현우가 침대 옆에 서서 말했다.
“안 먹으면 내가 입으로 먹여주는 수가 있어.”
그녀의 두 눈이 파르르 떨리더니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긴장했던 강현우도 그제야 마음이 놓였다. 그런데 이진아가 다시 칼을 꺼내 자기 목에 겨눈 순간 들고 있던 그릇을 바닥에 떨어뜨렸고 눈동자도 심하게 흔들렸다.
그의 눈동자에 비친 세상은 핏빛으로 물든 세상이었다.
이진아는 강현우가 당황했다는 걸 알아차리고 마지막 지푸라기라도 잡듯 칼을 조금 더 가까이 가져갔다. 새하얀 목에 금세 붉은 선이 그어졌고 그의 얼굴에 남은 마지막 핏기마저 사라졌다.
감정이 무너지는 강현우를 본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제발 나 좀 놔줘요.”
이진아는 차분하게 말하면서 칼을 그녀의 목으로 더욱 가까이 가져갔다. 피가 뚝뚝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진아!”
그의 목소리가 불안하게 떨렸고 두 눈에 핏발이 다 섰다.
“이러지 마. 나 놀란단 말이야.”
이진아는 침대에서 내려와 그를 보면서 천천히 뒷걸음질 쳤다. 여전히 그 한마디였다.
“나 좀 놔줘요.”
그때 강현우가 갑자기 기침하기 시작했다. 이건 연기가 아닌 것 같았다. 기침을 너무 심하게 한 탓에 얼굴이 다 붉어졌고 한 손으로 창틀을 꽉 잡았는데 손등의 핏줄이 다 튀어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이진아는 그런 것들을 신경 쓸 겨를이 없었고 점점 짜증이 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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