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11화
여자의 입꼬리가 파르르 떨렸다. 보통 이런 말은 작업을 걸 때 하는 말인데 20년 넘게 살면서 이렇게 대답하는 사람은 처음 봤다.
‘미친 거 아냐?’
그녀는 심호흡하고는 얼굴이 잔뜩 굳은 채 자리를 떠났다.
그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본 유승준은 박수를 쳐주고 싶을 지경이었다.
박태호는 계속 휴대폰만 보고 있었고 유승준이 왔는지도 몰랐다. 유승준이 먼저 다가가 앉았다.
“대단하다, 너. 누가 봐도 너한테 관심 있는 것 같은데 어쩜 그렇게 매정하게 대해?”
박태호는 가뜩이나 짜증이 났는데 그 말을 들으니 더욱 짜증이 났다.
“여진이가 내 전화를 안 받아. 또 연정훈한테 갔는지 모르겠어. 대체 일이 얼마나 많길래 나보다 더 바빠?”
술 한 잔을 주문하여 박태호가 박여진을 욕하는 걸 듣던 유승준은 저도 모르게 예코가 생각났다.
그는 질척거리는 사람을 가장 싫어했다. 하여 예코가 끝내자고 한 후에는 먼저 연락하지 않았다.
놀랍게도 예코도 전화 한 통, 문자 한 통이 없었다. 이미 예상은 했지만 그래도 마음이 불편했다.
또 문득 예코가 결혼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요즘 보이지 않던데 남편이랑 너무 열정적으로 사랑을 나누느라 불륜 상대인 날 잊어버렸나?’
유승준은 술잔 안의 술을 멍하니 내려다보았다. 불편함이 점점 더 심해지는 것 같았다.
무슨 말을 하려던 찰나 고개를 들자 예코가 보였다.
어떤 남자와 웃으면서 서 있었는데 무슨 얘기를 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유승준은 술잔을 쥔 채 얼굴을 굳히고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에게 다가갔다.
예코는 아직 그를 발견하지 못하고 고개를 들고 상대에게 물었다.
“괜찮으시다면 연락처 좀 주실 수 있을까요?”
꽤 잘생긴 남자였는데 적어도 많은 여자들이 좋아할 만한 얼굴이었다.
요즘 이진아와 연락이 안 되고 또 조유하와 조유준과도 연락이 닿지 않아 새로운 연예인을 두 명 정도 영입하려고 계속 고민하고 있었다.
해서 그동안 여러 공공장소를 돌아다녔지만 마음에 드는 사람을 만나지 못했다. 오늘 어쩌다가 겨우 한 명을 만났기에 놓칠 수가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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