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32화
강현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손을 뻗어 이진아의 머리를 살짝 쓰다듬었다.
이진아는 운전 중이라 고개를 돌리거나 피하지 않았다.
돌아오는 내내 차 안은 고요하기만 했다.
그러던 중 갑자기 맞은편에서 차 한 대가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
이진아의 속눈썹이 미세하게 떨리며 순간 지나가는 차 창문으로 비친 실루엣 하나를 포착했다.
그녀는 급브레이크를 밟으며 믿을 수 없다는 듯 몸을 의자에 기댔다.
차는 이미 서서히 멀어져 가고 있었지만 자신이 본 게 틀리지 않았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 실루엣은 Z와 너무나 흡사했다.
입술을 꽉 깨물던 이진아는 황급히 주지훈에게 전화를 걸며 강현우를 향해 말했다.
“처리해야 할 일이 생겨서 그러는데 주지훈 씨가 곧 데리러 올 거예요. 여기서 잠깐 기다려요. 밤 10시까지는 꼭 집에 갈게요.”
강현우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지만 눈가에 맴돌던 온기가 서서히 사라져 갔다.
이진아는 눈치채지 못한 채 캔을 그의 손에 쥐여주며 뒤를 돌아보았다.
“내려요. 주지훈 씨가 한 시간 안에 올 거예요.”
그의 마른 침을 삼키고 물었다.
“무슨 일이야?”
“저...”
그녀는 마음이 조급해져 속을 내리깔았다.
“정말 중요한 일이 있어요.”
그는 차에서 내려 길옆에 섰다.
차가운 바람 속에 홀로 서 있는 모습에 이진아는 마음이 편치 않아 차 안에 있던 스카프를 집어 들고 차에서 내려 그의 목에 둘러주었다.
“요즘 몸이 안 좋잖아요. 감기 들지 말고 이거라도 둘러요.”
스카프를 걸쳐주던 이진아는 문득 깨달았다.
이것은 예전에 그녀가 산 커플 용품이었고, 다른 한 짝은 Z에게 줬었다.
손을 멈추던 그녀는 천천히 스카프를 풀어 차 안으로 던져넣고는 자신의 외투를 벗어 무심결에 그의 어깨에 걸쳐주었다.
그러고는 아무 말도 없이 돌아서 차 안으로 들어가 엔진을 켰다.
회암시 교외에서 일어난 폭발 사고 때 그녀는 Z가 분명히 죽었다고 생각했지만 방금 본 실루엣이 너무나 닮았다.
‘아예 죽지 않았을 가능성은 없을까?’
그녀는 가속 액셀을 끝까지 밟았지만 그 차가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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