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87화
마음속에서 달달한 감정이 올라오려다가 순간적으로 따끔한 고통이 동반했다. 천천히 칫솔을 내려놓은 이진아는 손을 들어 조용히 찬물을 받아 세수를 마쳤다.
거실로 나가보니 강현우가 소파에 앉아 있었다.
하룻밤 정도 자고 나니 그 특유의 매정한 분위기도 많이 옅어져 있었다. 강현우는 속눈썹을 아래로 내리깐 채, 이진아에게 두유 한 잔을 내밀어주고 있었다.
이진아는 조용히 앉아 두유를 한 모금 마신 후 말을 꺼냈다.
“내가 어제 밖에 나갔을 때는 회장님 쪽 사람들 미행이 안 붙었던 걸까요? 현우 씨 무슨 짓 한 건 아니죠?”
‘기억을 다 되찾았으니 이제 회장과 제대로 맞붙어 보겠다는 뜻인 걸까?’
“할아버지는 내가 본가에서 잘 쉬라고 했어.”
짧고도 무덤덤한 한 마디였지만 그 안에 담긴 의미는 결코 간단한 게 아니었다.
이진아는 시선을 위아래로 훑어보며 다시 물었다.
“그럼 해외의 가문은 어쩔 건데요?”
회장이 회암시에서 다져온 기반을 막강하지 그지없었다. 절대 이런 식으로 순순히 물러 서줄 리 만무했다. 잠시 관망하는 척을 하다가 어떻게든 타이밍을 보고 들어오려 할 것이다.
하지만 그가 기다리고 있는 게 무엇인지는 아무도 몰랐다.
지금 이 상태로라면 회장과 강현우가 서로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형국이었다. 그 아무도 쉽게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그저 긴장감만 조성해야 했다.
“오원로님은 이미 가셨어. 내가 한 달 후면 다시 솔라리스로 돌아갈 거라고 생각하는 모양이지? 그러니까 당분간 날 주시하지는 않을 거야.”
이진아는 무심한 강현우의 모습에 도리어 불안해져 더더욱 가까이 가서 붙었다.
“그럼 현우 씨 위험해질 수도 있는 거 아니에요? 솔라리스로 가야 하는 거라면 나도 같이 가고 싶어요.”
강현우의 손에 들려있던 포크가 순간적으로 손가락 사이에서 멈췄다. 그의 손에는 당장이라도 식기를 휘어버릴 듯 잔뜩 힘 들어가 있었다.
이진아는 눈썹을 찌푸리며 조금은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설마 날 데려갈 생각은 한 번도 안 해봤던 거예요? 나 좋아한다고 했잖아요.”
이진아는 강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