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37화
그녀는 강했고 냉철했고 그에게 진심이었다. 온전히 가식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진심이었다.
이내 시선을 떨구고 전화를 끊었다.
이진아는 대충 저쪽에서 무슨 말을 했는지 짐작이 갔기에 눈을 감으며 말했다.
“오빠, 오빠랑 재희도 나랑 같이 브라운 베이로 가요. 라키랑 세키도 거기 잘 아니까. 난 현우 씨가 돌아와서 설명해주길 기다릴 거예요. 설명 안 해주면 그때는 오빠랑 솔라리스 한 바퀴 더 돌 거예요.”
소민준의 눈이 번쩍 빛나더니 얼굴에 약간의 흥분이 스쳤다.
“좋아, 좋아!”
브라운 베이에 도착하자마자 이진아는 하인들에게 방을 마련하게 했다. 그녀 자신도 당장 잠을 좀 자야 했다.
다음 날 아침, 눈을 뜨고 내려가니 식탁에서 이재희가 열심히 먹고 있는게 보였다.
두 눈이 반짝이는 채로 식탁 위에 접시가 수십 개나 놓여 있었는데 안에 남은 건 하나도 없었다.
하인이 옆에서 가슴을 쓸어내리며 말했다.
“사모님, 어젯밤에는 진짜 놀랐습니다. 내려왔는데 누가 날고기를 먹고 있더라고요. 라키나 세키가 짐승으로 변한 줄 알았어요.”
누가 날고기를 먹고 있으면 누구라도 놀라기 마련이다.
그제야 이진아는 어젯밤에 이재희의 저녁을 챙겨주지 않은 걸 떠올렸다. 게다가 그는 다른 사람과 소통을 못 하니 한밤중에 몰래 내려와 먹은 것이다.
그녀는 웃으며 말했다.
“앞으로는 먹을 거 더 넉넉히 챙겨줘요.”
하인은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참지 못하고 중얼거렸다.
“태어나서 이렇게 많이 먹는 사람은 처음 봅니다. 벌써 두 번째 차림이에요. 이러다 배 터지는 거 아닌가 몰라요.”
이재희는 마지막 접시까지 깨끗이 핥아 비우고 손가락마저 한 번 빨았다.
“너, 좋아. 나, 너, 좋아.”
이진아는 대충 뜻을 알아차리고 다가가 옆에 있던 휴지를 뽑아 그의 입을 닦아줬다.
그는 움직이지 않고 눈을 가늘게 뜨더니 잘생긴 얼굴에 잠깐 멍한 표정을 지었다.
“천천히 먹어. 먹었으면 좀 움직이고. 앞으로 내 곁에 있어도 좋은데 대신 날 잘 지켜줘야 해. 알았지?”
“응.”
그는 짧게 대답하더니 식탁 위의 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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