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9화

이진아는 긴장하여 손바닥에 땀이 흥건했고 심지어 자신이 내일의 태양을 보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어지는 시간은 매 순간 고통스러웠고 그녀는 밖에서 소리가 날 때까지 시간이 이렇게 힘들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다. “이진아! 이진아 괜찮아?” 강서준의 목소리였다. 이진아는 강서준의 목소리가 이렇게 감동적인 적이 없었다. 그녀와 강현우는 이미 20분 동안 대화도 하지 않고 아무런 움직임도 없이 분위기가 상당히 이상했다. 그녀가 서둘러 말했다. “나 괜찮아. 근데 언제 나갈 수 있어?” 강서준은 원래 이진아와 강현우를 따라잡으려고 했는데 두 사람이 탄 엘리베이터가 고장 날 줄은 몰랐다. 그는 심지어 이진아가 정말 기억을 잃었다고 믿기 시작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제 발로 강현우의 곁에 갔겠는가. 예전에 이진아는 강현우를 가장 싫어했고 강현우가 나타나는 곳이면 무조건 피했다. 2년 전에는 강서준의 부추김 때문에 이진아가 강현우에게 접근했고 결국 강현우가 다리를 다치게 된 것이다. 강서준은 다급해져서 급히 안으로 들어가 소리쳤다. “삼촌, 진아가 얼마 전에 교통사고를 당해서 많은 일을 기억하지 못해요. 삼촌도 알다시피 진아가 늘 생각 없이 행동하잖아요. 그러니 지난 일에 대해 너무 따지지 마세요.” 이진아는 원래 강서준이 지금 나타나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말을 듣고 나니 그가 벙어리가 아닌 게 한스러웠다. 강서준이 말을 이었다. “만약 진아가 삼촌에게 무례한 일을 했다면 나를 봐서라도 넘어가 주세요.” 이진아는 확실히 강현우에게 무례한 일을 했기 때문에 어색할 따름이었다. 회암 시 전체에서 감히 강현우의 다리에 앉아 키스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진아는 난감해져서 얼굴이 빨개졌다. 강서준이 또 엘리베이터 문을 툭툭 두드렸다. “이진아, 내 말 들었어? 괜히 삼촌 앞에서 엉뚱한 짓 하지 마.” 이진아는 심호흡하면서 조금 전의 감격을 지웠다. “닥쳐!” 그녀가 말을 하지 않을 때는 괜찮았지만 좋지 않은 말투로 말하자 강서준은 더 조급해져서 바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