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66화

한윤채는 한윤희의 손을 꽉 잡으며 한숨을 쉬었다. “너 소아린과 제대로 관계를 풀지 않으면 어떻게 소찬우에게 접근할 수 있겠어? 설마 이진아 말대로 스스로를 충분히 강하게 훈련해야 하는 거야? 동생아, 넌 정말 바보야. 소찬우가 수년 동안 찾던 여자가 누구인지 모르어? 내 생각엔 이진아인 것 같아. 이진아는 남자들의 사랑을 즐기며 도도하게 허락도 하지 않고 또 그런 말로 너를 가지고 놀잖아. 그런데도 넌 그 사람을 친구라고 생각해? 그래서 무시당하는 거잖아.” 한윤희의 눈가가 순식간에 붉어졌다. “이진아일 리 없어!” 한윤채는 천천히 그녀의 손을 놓고 차갑게 코웃음을 쳤다. “믿지 못하겠으면 직접 소찬우에게 물어봐. 그날 보석 감정회에서 소찬우와 이진아가 함께 2층에 서 있었고, 이진아를 보는 눈빛이 마치 하트가 발사될 것 같았어. 다른 여자들을 볼 때 절대로 그런 적이 없었잖아. 소찬우도 이런 날이 올 줄이야. 정말 세월이 흐르니 별 걸 다 보네.” 한윤희가 소찬우를 이토록 좋아하는 건 소찬우가 그녀의 목숨을 구해줬기 때문이었다. 비록 모두가 소찬우가 바람둥이라고 말하지만 그것 역시 그가 너무 매력적이기 때문이라고, 사실 그는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그의 부드러운 함정에 빠지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그는 정말 좋은 사람이었다. 한윤희는 울먹이면서 도망쳐 나왔다. 그녀는 언니의 말을 믿고 싶지 않았지만 마음속으로 언니의 말이 사실이라는 것을 알고있었다. 한윤채는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눈가가 서서히 차갑게 변했다. 어리석은 사람은 이 세상에서 오래 살지 못한다. 하지만 한윤희를 남겨두는 데에는 다른 용도가 있었다. 적어도 자신을 돋보이게 할 수 있었으니 말이다. 어쨌든 그녀는 소씨 가문 가주 자리를 반드시 차지할 것이고, 미래에 소건우와 결혼한다면 그녀가 마지막 승자가 될 것이라는 속셈이었다. 한윤채는 옆으로 늘어뜨린 손을 천천히 꽉 쥐었다. 가주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소건우와 결혼하기 위해 아무리 큰 억울함을 겪어도 괜찮았다. 그녀는 심호흡하고 천천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