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67화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앞쪽에서 갑자기 손바닥이 다가오는 것이 느껴지더니 그녀가 반응하기도 전에 누군가 목을 졸랐다. 이런 살기를 느껴본 적이 없었던 현리아는 손에 든 컵을 바닥으로 떨어뜨렸다. 쨍그랑 소리가 지나가던 가정부들의 주의를 끌었다. “뭐 하는 거예요? 빨리 우리 아가씨 풀어줘요!” “아가씨! 괜찮으세요?!” 조금 전 현리아의 머릿속은 이진아를 고통스럽게 만들 것에 대한 흥분으로 가득 차 있었지만 지금은 그저 자신의 목숨을 보전하고 싶을 뿐이었다. 그녀는 이진아가 그저 꽃병인 줄로만 알았는데 몸놀림이 이렇게 뛰어나고, 심지어 아무것도 거리끼지 않을 줄은 몰랐다. ‘이곳은 현씨 가문 연회장인데 감히 손을 쓰다니!’ 그녀는 몇 번이나 콜록대며 이진아에게 자신을 풀어달라고 했다. 하지만 이진아는 차갑게 그녀를 노려보며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 “이재희가 죽으면 너는 걔보다 백 배는 더 고통스럽게 죽게 될 거야.” 현리아의 얼굴이 붉게 달아오른 채 곧 질식사할 것만 같았다. 마침 현씨 가문의 후계자이자 현리아의 사촌 오빠인 현우석이 나타났다. 현우석은 얼굴이 극도로 차가워진 채 손에 총을 들고 이진아의 머리에 겨누고 있었다. “이진아, 이곳은 현씨 가문의 구역이야. 네가 함부로 날뛸 곳이 아니라고. 강현우는 아직 강씨 가문의 가주 자리를 차지하지도 못했는데 고민 좀 해봐야 하지 않을까?” 이진아는 발을 들어 곧바로 상대방의 총을 걷어찼다. 현우석은 이 광경을 예상하지 못한 것이 분명했다. 그는 손에 통증을 느끼며 뒤로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이진아는 현리아를 누르는 손에 힘을 가하며 계속 물었다. “이재희는 어디 있어? 기회는 한 번뿐이야.” 현리아의 얼굴 전체가 붉게 물들어 있었다. 숨이 막혀 붉어진 얼굴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져 내렸다. 현우석의 얼굴은 더욱 차갑게 변했다. ‘이 년이 정말 사람을 눈에 두지 않는군. 현씨 가문 사람들 앞에서, 현씨 가문 연회장에서 무슨 일이 생긴다면 내가 가주로서의 체면을 어떻게 세울 수 있겠어.’ “이진아, 리아를 그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