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79화

이진아는 이 남자는 보통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바로 옆에 있는 병실로 뛰어들어 창문을 통해 빠져나왔다. 한윤희는 로비의 의자에서 미끄러져 떨어져서 바닥에 떨어졌다. 이를 본 한윤채는 고통스러운 듯이 울부짖었다. “윤희야!” 그녀는 달려가서 한윤희를 일으켜 세우려고 했지만 한윤희는 이미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그 남자는 한윤채보다 더 빨리 한윤희를 일으켜 세웠다. 한윤희의 입에는 피로 가득했다. 방금 몇 번 토해서 가슴은 붉은 피로 물들였다. 지금 그녀는 조용한 인형처럼 눈을 감고 있었다. 한윤희의 생김새는 원래 귀엽고 얌전한 스타일이었다. 키가 1.9m 되어 보이는 훤칠한 남자는 한윤희를 품에 안았고 손이 미세하게 떨렸다. “윤희야!” 그는 이진아를 추격하지 않았고 한윤희의 이름을 부르면서 손으로 그녀의 뺨을 살짝 두드렸다. 건장한 남자의 손가락 하나하나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마치 모든 힘이 빼앗긴 것처럼. 그는 한윤희를 끌어안고 시뻘건 눈으로 한윤채를 바라보며 물었다. “어떻게 된 거야?” 한윤채도 눈시울을 붉혔고 수시로 기절할 것처럼 보였다. 그녀는 한 손으로 한윤희를 꽉 잡고 매우 고통스러운 듯이 말을 더듬거렸다. 사실 그녀는 확실히 슬퍼했다. 어쨌든 한윤희는 친동생이니까. 그래서 남자는 그녀가 거짓을 꾸미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예전에 내가 소아린에게 잘 보이고 싶어서 그 여자의 주변 사람에게 독을 먹여서 원한을 맺었어요. 그런데 그 여자는 윤희와 친구가 되는 척을 하면서 윤희에게 독을 먹일 줄은 몰랐어요. 복수하려고 하면 나에게 하면 되는데 왜 윤희에게 이런 짓을 했는지! 방금도 날 죽이려고 했어요. 모두 내가 잘못했어요. 나 때문에 윤희가 죽었어요...” 말을 마친 한윤채는 큰 충격을 받은 듯 그대로 기절했다. 남자는 아랑곳하지 않았고 조심스레 한윤희를 안고 그녀의 뺨을 어루만졌다. 한윤희의 얼굴은 정말 너무 작았다. 지금 그녀의 체온이 점점 사라졌고 차갑게 변해갔다. “윤희야...” 남자의 목소리는 쉬었고 눈에는 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