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5장

강다인은 이 질문을 꺼냈을 때부터 후회했다. 아무리 이석훈을 좋아해도 그는 여자친구가 있는 사람이었다. 도저히 남의 연애를 방해할 수 없었다. 이석훈은 멈칫하고 말았다. “왜 그런 질문을 하는 거야?” “물어보면 안 돼요? 연애하는 게 무슨 비밀도 아니고 숨길 필요는 없잖아요.” 이석훈은 다소 어색한 표정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아직 여자친구 없어.” “없다고요? 거짓말. 준성 씨가 분명 여자친구 있다고 했는데...” 강다인은 갑자기 마음이 붕 뜬 느낌이었다. 이석훈은 침을 꼴까 삼켰다. “그냥 어쩌다 보니 사귀지 않게 된 거지.” 원래는 여자친구가 있는 척 연기하는 거였지만 강다인이 자꾸만 물어 계속 거짓말할 수도 없었다. 그렇다고 아무 여자나 대충 찾고 싶지 않았고, 그녀가 실망하는 모습도 보고 싶지 않았다. 이석훈은 담담한 표정이었지만 심장이 두근거리고 있었다. “사귀지 않았던 거예요? 그러면 지금은 여자친구가 없다는 거예요?” 강다인은 이 기쁜 소식에 심장박동수가 빨라졌다. 아까까지만 해도 이석훈이 여자친구가 있으면 고백할 자격도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여자친구가 없다고 하니 상황은 달랐다. 이석훈은 강다인의 눈빛에 빠져들어 가는 느낌에 결국 고개를 숙였다. “아직 내가 대시하고 있어.” 강다인은 다시 표정이 굳어버리고 말았다. “아직도 대시하고 있다고요? 요구가 얼마나 높은 여자길래 선생님마저 마음에 안 들어 하는 거예요?” 아까 마음속에 솟아오른 작은 불꽃이 순식간에 꺼졌다. 기회가 있을 줄 알았는데 이석훈이 거절당하고도 계속 쫓아다닐 정도로 그 여자를 좋아하고 있을 줄 몰랐다. 강다인은 다시 마음을 다잡았다. “제가 한번 봐 드릴까요? 왜 아직 사귀지 못하는지?” 진심이 아니었기에 집중력이 많이 떨어진 모양이었다. 강다인은 이석훈이 그녀와 만나는 것을 바라지도 않았다. 강다인은 자기가 기분이 조금 다운된 것을 알아차리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화장실 좀 다녀올게요.” 비틀거리며 화장실에 가서 거울을 보았는데 눈시울이 붉어져 있었다. 강다인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