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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강하연은 서윤재가 자신에게 꽃을 보낼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놀라서 멍해진 틈에 박승민의 말을 듣자, 강하연은 더욱 우습게 느껴졌다. 그는 이소율 편에 서서 자신을 괴롭히고 나서 이제 비난까지 하고 있다. 그런데 지금 무슨 자격으로 그녀에게 따진단 말인가. 강하연은 박승민의 손을 뿌리치며 차갑게 웃었다. “네가 상관할 일이 아니야.” 그녀는 꽃다발을 안고 떠나려 했지만 박승민은 재빨리 그녀의 길을 막아섰다. “그만 좀 해 하연아. 그 장미꽃 네가 스스로 준 거잖아. 날 질투하게 만들려고. 그렇지? 이번 일은 내가 잘못했어. 걱정하지 마. 꼭 보상해 줄게. 지난번에 경매 회에서 나온 목걸이, 네가 아주 좋아했잖아. 내가 사서 너한테 줄게, 어때?” 박승민의 목소리는 애정이 담겨 있었지만 강하연의 눈에는 이 두 가지 일이 전혀 비교 대상이 되지 않았다. 어쩌면 박승민의 눈에 그녀의 꿈과 취미는 언제나 보잘것없는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강하연의 마음속에는 슬픔 외에도 더 큰 실망감이 있었다. 박승민에 대한, 지난날에 대한, 그리고 그들의 관계에 대한 실망감이었다. 하지만 이소율의 눈에는 다르게 보였다. 그녀 역시 그 목걸이를 아주 좋아해서 박승민에게 여러 번 암시했지만 그는 듣지 못한 척할 뿐이었다. 그런데 지금, 그것을 이렇게 함부로 강하연에게 주는 것이 아닌가. 이소율은 주먹을 꽉 쥐고 원망이 가득 찬 눈빛으로 강하연을 노려보았다. “필요 없어. 박승민, 말했잖아. 우리는 끝났다고.” 박승민의 얼굴에 피어났던 웃음이 점차 굳어지며 두 눈에는 혼란이 가득했다. 하지만 강하연은 더는 그들과 낭비할 생각이 없었던 강하연은 박승민의 옆을 지나쳐 밖으로 향했다. 문을 나서자 등 뒤에서 박승민의 분노 어린 외침이 들려왔다. “강하연, 후회하지 마! 내가 너 없이는 안 될 거로 생각해? 강하연, 넌 너무 과대평가하고 있어! 언젠가 넌 내 앞에 무릎 꿇고 빌게 될 거야!” 강하연은 뒤돌아보지 않았고 발걸음조차 늦추지 않았다. 하지만 곧, 그녀는 박승민이 그렇게 말한 이유를 알게 되었다. 이소율이 무용단 수석이 되었다는 소식이 기자들 사이에서 대대적으로 퍼져나갔다. 동시에, 그녀는 모든 기자 앞에서 자신이 과거에 무용단 맴버에게 괴롭힘을 당했던 경험을 털어놓았다. 순식간에, 모든 네티즌이 이소율을 괴롭힌 사람을 찾아 나섰다. 누군가는 그녀의 말에서 뉘앙스를 포착하여 강하연과 연결했다. 그렇게 그녀는 모두의 표적이 되었다. 강하연은 인터넷상의 비난과 악의적인 추측을 보았지만 전혀 슬프지 않았다. 그런 악의적인 중상은 그녀에게 상처를 줄 수 없었다. 진정으로 강하연의 마음을 아프게 한 것은, 배후의 진범이 그녀의 유일한 사랑이었던 박승민이었다는 사실이었다. [강하연, 지금 나에게 사과하면 아직 늦지 않어. 안 그러면 결과는 모르는 게 차라리 나을 거야.] 박승민은 위협적인 메시지를 보냈지만 강하연은 전혀 답장하지 않았다. 박승민은 휴대폰을 손에 든 채 계속 기다렸다. 아무런 답장이 없자 다시 메시지를 보냈는데 자신이 이미 강하연에게 차단당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는 표정이 일그러지더니 휴대폰을 바닥에 던져 산산조각냈다. “좋아. 강하연. 아주 잘했어! 내 핸드폰 줘!” 박승민은 옆 사람에게 손짓했다. 친구가 휴대폰을 건네주자 박승민은 무용단 책임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내일부터 강하연이 극단에 더는 보이지 않도록 해.” “네, 박 대표님.” 전화를 끊자 박승민의 친구는 조금 걱정스러운 듯 말했다. “저기... 승민아, 이래도 괜찮을까? 너도 알잖아. 춤은 강하연의 오랜 꿈이라는 걸. 게다가 그 극단은 강하연에게 의미가 남다른 곳이잖아...” “그래서 뭘 어쩌라는 건데.” 박승민은 그의 말을 끊고 큐대로 검은 공을 홀 안으로 밀어 넣었다. 그의 얼굴에는 반드시 이루고 말리라는 듯한 표정이 떠올랐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걔가 어떻게 알겠어. 내가 걔의 유일한 버팀목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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