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화
“오빠, 가지 마.”
부서지는 유리 조각처럼 날카로운 강민영의 비명이 소란스러운 연회장 안을 뚫고 흘러나왔다.
허찬우를 붙잡기 위해 그녀는 비틀거리며 달려 나와 테이블 모서리에 걸려 넘어져 머리를 부딪치고 깨진 도자기 파편에 손바닥을 찔리면서도 허찬우가 떠난 방향으로 고집스럽게 손을 뻗었다.
사람들이 밀물처럼 물러나고 핏방울이 떨어지는 소리만 선명하게 들릴 뿐이었다.
허찬우가 고개를 돌리자 마침 피로 물든 강민영의 두 눈과 마주했다.
어렴풋이 웃음기를 머금은 예쁜 눈망울이 물기를 머금고, 속눈썹은 끈적한 피로 얼룩져 있었으며, 하얗게 변한 입술은 같은 말을 집요하게 반복하고 있었다.
“오빠, 날 떠나지 마. 나에겐 오빠밖에 없어. 오빠만 돌아오면 뭐든 할게...”
강민영의 모습을 본 성우진은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다.
“약이 내 가방에 있어. 의사 선생님 말씀으로는 더 자극받으면...”
“미안.”
허찬우는 망설이다가 결국 뒤돌아 빠른 걸음으로 파티장을 빠져나갔다.
극도로 나쁜 예감이 마음속에 맴돌고 있었기 때문에 지금 당장 다른 건 신경 쓰지 못한 채 빨리 성하진을 만나서 제대로 해명하고 싶었다.
“하진아, 어디 있어?”
다락방으로 통하는 나무문을 거칠게 여는 순간 아직 남아있는 향기와 온기가 훅 다가왔다.
안은 텅 비어 있었다.
창문을 통해 비스듬히 들어온 햇살이 책상 위에 놓인 선물 상자로 쏟아졌다.
선물 상자 밑에 놓인 편지지에는 잉크가 아직 축축하게 배어 있었다.
[앞으로 우리 인연은 여기까지인 거야. 허찬우, 다신 만나지 말자.]
허찬우의 머릿속에서 무언가 펑 터지며 눈앞의 세상이 빙글빙글 돌더니 그대로 바닥에 쓰러질 뻔했다.
겨우 정신을 차린 그는 고개를 흔들며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말도 안 돼. 나 겁주는 거지?”
성하진이 어디로 가겠나. 갈 곳이 전혀 없는데.
어렸을 때 엄마를 잃은 이후 그녀는 사랑받지 못한 아이가 되었다.
그런 그녀와 함께 울고 웃으며 복숭아꽃이 가득한 정원을 가꾸던 사람이 허찬우였다.
지금까지 그녀의 가장 좋은 추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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