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258화
원경릉과 원 할머니가 기왕부를 나오자 기왕비가 직접 그들을 문밖으로 배웅하였다.
원경릉은 기왕비를 보고 잠시 생각하더니 그녀를 한쪽으로 잡아끌어 작은 소리로 말하였다.
“기왕비, 정신 똑바로 차려요. 기왕이 지금 막다른 길에 몰려서 잠시 기왕비에게 잘하는 것이니, 그를 너무 믿지 마세요.”
기왕비는 원경릉의 반응이 재밌다는 표정을 지었다.
“왜요? 내가 기왕에게 기회라도 줄 거라고 생각합니까?”
“방금 기왕이 기왕비에게 차를 따라줬을 때, 기왕비 눈에 비치는 행복감은 숨길 수가 없었습니다.”
“보아하니 제가 연기에 소질이 있나 봅니다. 다음 생에는 마당꾼으로 태어나야겠어요.”
기왕비의 호탕한 대답을 들은 원경릉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돌아오는 길에도 원 할머니는 원경릉 귀에 못이 박히게 기왕을 찬양했다.
원경릉은 기왕이 어떤 사람인지 할머니에게 진상을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오랜만에 기분 좋아 보이는 할머니를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다.
‘할머니는 기왕의 음침하고 더러운 과거를 마주할 필요가 없잖아.’
*
마차를 타고 왕부로 돌아오는 내내 안왕비를 생각하면 원경릉의 마음이 무거워졌다.
안왕비는 심지어 위왕비만도 못하다.
적어도 위왕비는 현실을 알고 그에 맞서 싸워보기라도 했다. 하지만 안왕비는 비닐하우스에서 곱게 자란 장미꽃이었다. 누군가가 비닐을 벗기고 비바람을 맞히면 바로 바닥으로 내동댕이 쳐질 수밖에 없었다.
‘아라…… 너를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
*
다음 날, 초왕부 앞에 소란을 피우던 사람들이 전보다 줄어들었다. 그러나 소란이 잠시 잠잠해졌다고 해서 이 일이 끝났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원경릉을 잘 알았다.
날씨가 점점 추워지자 북당에는 감기 환자가 많이 생겼고, 혜민서(惠民署)에 환자들이 물밀듯이 밀려 들어왔다.
환자가 많아지자 일손이 부족한 것은 둘째고, 장사꾼들은 이때다 싶어 약 값을 올려 백성들의 불편함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백성들은 이 분노를 모두 태자비에게 전가시켰다.
백성의 원성이 사방에서 일어나자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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