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282화
잠시 후, 수모가 후궁 아라를 데리고 문으로 들어왔다.
아라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촌스러운 꽃 분홍빛 옷을 입고 있었다.
그 옷은 한눈에 봐도 급하게 만든 것이라는 게 티가 날 정도로 싼 티가 났다. 그나마 볼만한 것은 가슴 앞쪽에 금실로 큰 도안이었는데, 자세히 보면 이도 엉성한 것이 옷을 만든 후에 덧댄 것 같았다.
아라는 머리를 바짝 뒤로 묶어 쪽졌다. 머리 아래쪽에는 금과 옥으로 만든 비녀가 꽂혀있었으며, 머리 위에는 적산호로 화려하게 장식을 했다.
다른 것은 몰라도 적산호의 색상이 입술색과 서로 어울려 요염해 보이니 눈이 갔다.
안왕비는 아라보다 화려하고 아름다운 옷을 입었지만 창백한 얼굴 때문에 아라의 생기 있는 모습에 확연히 비교가 됐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아라의 걸음걸이와 자태에서 왕비의 기색이 보였다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으로 만 비교하자면 아라가 정비 같고, 안왕비가 후궁 같아 보였다.
안왕비는 그런 아라를 눈뜨고 볼 수 없다는 듯 두 눈을 질끈 감고 머리를 짚었다.
아라는 안왕비 앞에 무릎을 꿇고, 수모가 따라주는 차를 잔에 받아 안왕비에게 바치며 말했다.
“아라가 안왕비님을 뵈옵니다. 안왕비께서 부디 제가 따라드리는 차를 맛있게 드셔주십시오!”
안왕비는 아라가 거넨는 차를 받으려고 손을 뻗었지만 받침대가 없는 찻잔이라 너무 뜨거워 손이 떨렸고, 의도치 않게 몇 방울을 아라의 손등으로 떨어뜨렸다.
아라는 기분이 나쁘다는 듯 인상을 쓰더니 고고하게 고개를 들고 안왕비를 보았다.
“흠, 안왕비께서 몸이 좋지 않은 것 같으니 왕비께서는 이 차만 마시고 바로 돌아가 쉬세요. 여기 일은 안왕비께서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
“괜히 아파서 왕야꼐서 저녁에 왕비님을 돌볼 일이 없도록 하시는 게 좋겠네요.”
말투는 공손한 듯했지만, 그 안에 가시가 도사리고 있는 아라의 언행에 황실 사람들의 인상이 절로 찌푸려졌고, 여기저기서 두 사람을 보고 수군거렸다.
“내가 잘못 들은 게 아니지?”
“지금 이 상황만 보면 아라가 정비인 줄 알겠어,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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