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424화
폐태자?
태상황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명원제의 말은 본인조차 믿지 않았다.
맞는 말이다. 지금 조정과 천하 백성들 중에 우문호를 옹호하는 사람이 많다. 그들은 앞으로도 계속 우문호를 옹호할 것이고, 기꺼이 그를 받들어 모실 것이다. 심지어 학자들까지 시와 산문으로 우문호가 태자 기간에 이뤄낸 걸출한 공헌을 읊는다.
하지만 그들은 치명적으로 불명예스러운 생모 아래서 태어난 태자를 원하지 않는다. 특히 황실에 장자와 적자가 버젓이 있는 상황에서 말이다.
현비가 태후를 시해하려 한 그 순간부터 이미 태자로 책봉된 우문호의 명성에서 ‘어질 현’이란 글자가 더럽혀졌다.
우문호는 북당의 신하이자 친왕은 될 수 있을지 모르나 다음 황제인 태자로 추존 받기는 어렵다.
이것이야 말로 태상황이 건곤전에서 부리나케 이곳으로 달려온 이유다.
용화전에는 우문호, 태상황 부부, 명원제 이렇게 4사람만 남았고 나머지는 모두 밖으로 나갔다. 용화전 안은 순간 침묵이 흐르고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우문호가 바닥에 꿇어 앉아, “소신이 어질지 못하고 덕이 모자라니, 아바마마 태자에서 폐위 시켜 주시옵소서!”
명원제가 눈썹을 움찔거리며 이 순간 현비를 아주 갈가리 찢어 죽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후궁이 다음 황제의 지위에 영향을 주는 일은 예로부터 있었지만 후궁이 각종 방법을 동원해 자기 아들을 다음 황제의 자리에 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썼던 거지, 자기아들을 태자의 자리에서 끌어내렸다는 얘기는 금시초문이다.
정말 듣는 사람이 깜짝 놀라고도 남을 일이다.
“일단 덮어두자, 넌 다시는 이 일을 꺼내지 마라!” 명원제가 아들에게 미안해서 일단 무슨 수를 써서라도 지키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어미와 자식은 하나인데 어디까지 지킬 수 있을까? 이 일은 아예 감출 수가 없는 일이다.
궁중에 얼마나 많은 황실 사람과 중신들의 이목이 있느냐 말이야?
일단 신하들은 차치하고라도 황실만 해도 얼마나 많은 상소가 빗발치겠냐고?
명원제는 머리가 지끈거렸다.
태상황은 노골적으로 화가 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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