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505화
기왕비의 부탁
우문호가 한 손으로 들어 올리자 병여도가 그의 손에서 주르륵 펼쳐지는데 바닥까지 닿고 위쪽에는 병기의 제조 방식과 여러 구조도가 그려져 있다.
우문호는 천천히 병여도를 말며 기왕비의 놀란 표정을 보고 속으로 생각이 있어 여기서는 묻지 않고 차갑게 명을 내리는데, “이리 오너라, 우문군을 경조부로 데려가 하옥하라.”
기왕이 풀려날 때는 이미 몸이 허물어지더니 병여도를 보고 화들짝 놀라며 우문호를 가리켜, “네가 훔친 걸 우리집에 가져다 놓고 나한테 뒤집어 씌우려고 해? 이건 내 꺼 아니야, 우문호, 넌 위아래도 없고 뵈는 것도……”
우문호가 한 방에 기절 시키더니, “데리고 가라!”
기왕비는 손을 뻗어 문에 기대고 복잡하고 당혹스러운 안색이다. 우문호가 다가와서, “형수님, 태자비가 오늘 몸이 좀 안 좋은데 가서 같이 좀 계셔 주실 수 있으시겠습니까?”
기왕비가 멍한 목소리로, “그러지요!”
“그런 저는 일단 경조부로 가겠습니다!” 우문호는 현장 종료를 알리고 기왕부를 떠났다.
기왕은 경조부 감옥으로 압송되었고, 병여도는 우문호가 경조부에 남겨두지 않고 몸에 지니고 초왕부로 갔다.
우문호는 사실 밀실의 문을 열 때부터 이 일은 어쩌면 기왕비의 작품일지도 모르겠다는 추측을 했다. 도난사건을 빌미로 경조부 사람을 끌어들여 우문군이 안에 꾸며 놓은 사악한 주술 짓거리를 보게 해서 모두에게 미움 받을 계획이었다. 아바마마는 말할 필요도 없다.
이 죄는 기왕의 목숨을 부지하게 할 수 있으나 남은 평생에 다시는 햇빛을 보지 못하게 할 것이다.
기왕비가 이렇게 한데는 기왕이 희열군주를 건드리려는 마음을 품었기 때문이다.
원경릉은 아직 잠들지 않았는데 기왕비가 심야에 왔다는 얘기를 듣고 뭔가 일어났음을 직감하고 옷을 걸치고 나갔다. 기왕비는 전신에 맥이 풀린 것처럼 의자에 쓰러지더니 옷 안으로 목을 잔뜩 움츠렸다. 망토 밖으로 큰 눈만 보이는데 허둥지둥하고 막막한 표정이다.
원경릉이 기왕비의 이런 모습에 너무 놀라, “무슨 일이예요?”
기왕비를 안지 오래됐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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