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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 왕비명의 왕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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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504화

기왕의 밀실 이런 모욕적인 말을 우문호는 전혀 들은 척도 안하고 사람을 데리고 안으로 들어갔다. 기왕비는 계속 조용히 보고 듣고 있다가 우문호가 들어오자, “오늘밤 기왕부 수위가 순찰을 돌 때 서재에서 검은 옷을 입은 사람이 창문으로 도망가는 것을 보고 사람들을 데리고 쫓았으나 잡지 못하고, 제가 전에 병부에서 도난사건이 있었다는 게 기억나서 이 일을 사적으로 처리할 수 없어 이렇게 신고를 했습니다.” “뭘 잃어버리셨는지 찾아보셨습니까?” 기왕비가 고개를 저으며, “아뇨, 뭔가 손을 대면 조사하는데 지장이 있을 까봐, 그런데 여기…… 원래는 이렇게 어지럽혀 있지 않은데 왕야께서 돌아오셔서 역정을 내시는 바람에 이렇게 부서져버렸네요.” 우문호가 바깥을 흘끔 보니 기왕이 여전히 욕을 하고 있고 갈 수록 욕이 에스컬레이팅 하자 심각한 얼굴로 서일에게 분부하길, “입을 막아라.” 기왕의 욕은 험하고 악독하며 자극적이어서 서일은 벌써부터 참기가 힘들었는데 친왕이라는 신분이라 감히 손을 대지 못했다. 그런데 우문호가 명을 내리자 바로 천을 가져다 욕을 쏟아내는 기왕의 입을 틀어막았더니 온 세상이 일순간 고요해 졌다. 우문호가 보니 서제에 기본적으로 중요한 물건은 없고 병법서와 일반적인 문서들로 기왕비에게, “사람을 데리고 와서 뭔가 귀중한 것을 잃어버린 게 없는지 살펴 보시죠?” 기왕비가 망설이며, “여긴 중요한 물건이 없는데, 어쩌면……” “어쩌면?” 기왕비가 말하려 다가 말고 우물쭈물 하는 것을 보고 의구심이 들었다. 기왕비는 바깥에 기왕을 흘깃 보더니 기왕의 입은 막혀 있지만 두 눈은 뜨고 있고 눈에서 불꽃이 나오며 독화살처럼 기왕비에게 꽂혔다. 기왕비는 천천히 눈을 돌려 우문호에게, “어쩌면 밀실에 잃어버린 물건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여기 밀실이 있어요?” 우문호가 의아해 했다. 밖에 기왕은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이마의 핏줄이 다 튀어나왔으나 소리를 내지도 움직이지도 못하고 두 눈 멀쩡하게 뜨고 기왕비가 밀실 문을 여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 서재의 동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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