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575화
초왕부로 돌아온 안풍친왕
보친왕의 이어지는 질문에 분노와 비통함이 묻어 있어, 눈동자는 핏빛처럼 붉은 것이 마치 눈 앞에 멸문지화의 그날이 펼쳐진 듯 하다.
안풍친왕이 그를 한참 보더니 천천히, “그때 내가 성지를 받아 이 사건을 처리하러 간 건 분명해. 하지만 성지는 휘종제 폐하가 아니라 헌제 폐하께서 내리신 거야. 다시 말해 유친왕부는 헌제께서 제위에 있던 시기에 멸문지화를 당한 것이지.”
“거짓말은 그만 해!” 보친왕은 의자 팔걸이를 움켜쥐고 마치 안풍친왕이란 거짓말쟁이의 감언이설을 꿰뚫어 보듯, 비꼬고 멸시하며, “당신이 모든 걸 헌제에게 미룰 거라는 걸 알고 있어. 안됐네. 이 거짓말은 너무 형편없어서 3살짜리도 못 속여. 내 아바마마는 헌제의 친아들인데 아들이 제 아무리 엄청난 잘못을 했어도 절대로 멸문하지 않아. 유친왕부에는 자신의 친아들 외에도 손자 손녀가 있었어. 호랑이도 자식은 잡아먹지 않고 천하에 어떤 아버지도 그런 짓은 못하는 거야.”
보친왕의 눈에서 눈물이 터져 나오고 복수심이 불타올라 얼굴을 온통 일그러졌다.
안풍친왕이 보친왕의 이런 모습을 보고 그때가 생각나 잠시 침묵에 빠졌다가, “네 첫번째 조건은 내가 어쩔 수 있는 게 아니라 태상황과 황제 폐하와 상의 해야 하니 이틀 후 다시 오도록 하지.”
보친왕이 고개를 들고 냉랭하게, “서둘지 마, 천천히 상의하라고. 난 기다릴 수 있으니.”
안풍친왕이 보친왕을 한 번 쳐다보고 뒷짐을 지고 밖으로 나가려 막 문지방을 넘는데 뒤에서 갑자기 보친왕이 쉰 목소리로, “당신은 조금도 부끄럽지 않은가?”
안풍친왕은 걸음을 지체하지 않고 이 말을 못들을 것처럼 쭉 밖으로 걸어가자 병사가 막아 서는데, 강력한 어조로, “물러나라!”
물러나라는 한 마디는 마치 천군마마(千軍萬馬)가 뛰어올라 내달리는 기세인지라, 앞을 막아 선 병사의 다리에 힘이 풀리며 바로 무릎을 꿇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병사들이 양쪽으로 비켜 서서 나가는 길을 열고, 안풍친왕은 옷자락을 휘날리며 성큼성큼 나갔다.
우문호는 보친왕 저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