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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 왕비명의 왕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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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584화

형수와 시동생 하인이 덜덜 떨며 술을 받쳐들고 들어와 탁자에 올려 두고 얼른 물러났다. 안풍친왕비가 직접 술을 두 잔 따라 소매 속에서 허리춤에 차는 병을 꺼내 안에 있는 엷은 빨간색 물을 술잔에 따르더니 잔을 들고 몇 번 흔들더니 내려놨다. “마시자!” 평소처럼 보친왕에게 말했다. 보친왕은 마침내 원망을 드러내며, “절 죽이려고 하십니까?” “네 목숨은 내가 주워 온 건데 내가 거둬가는 게 못 마땅하냐?” 안풍친왕비가 물었다. 보친왕의 눈에 핏발이 서며, “기왕 이렇게 될 바에 그때 왜 절 구했습니까?” “그때 널 구한 건 순간적인 감정에서 그랬지. 지금 널 죽이는 건 긴박한 순간이기 때문이야. 전부 네가 자초한 일이니 마셔!” 보친왕이 주먹을 쥐고 비분강개한 눈으로 태연자약한 안풍친왕비를 바라보더니, “그래서 모든 결과가 정말 다 음모였습니까?” 안풍친왕비 얼굴에 아무 표정 없이, “네가 그렇게 단정했으면서 왜 또 물어? 이 술 마실 거야 안 마실 거야? 네가 마시면 휘종제와 병여도는 다시는 찾지 못하니까 복수를 한 셈이지, 그러니 네 목숨은 나한테 돌려줘. 어때?” 보친왕이 술을 보고 눈을 굴리더니 각종 복잡한 표정이 스쳐 지나가는데, “아뇨, 복수라고 할 수 없죠. 원수를 제 손으로 죽이지 못했으니까요.” “내가 너 대신 그를 죽일 테니까, 안심하고 죽어라.” 보친왕이 냉소를 지으며, “그 사람을 죽인다고요? 제가 믿을 것 같습니까?” “믿든 안 믿든 상관없어. 이 술은 네가 반드시 마셔야 하니까. 네가 안마시면 널 마시게 할 방법이 있지. 너도 알 거야.” 보친왕의 눈빛이 어두워지며 마음이 찌르르 아픈 것이 이 말, 왜 이렇게 익숙하지? 어릴 때 그가 병에 걸렸는데 약을 먹지 않겠다고 할 때면 안풍친왕비는 항상 이렇게 말했다. 하지만 그때 그녀의 위협과 강경한 태도 뒤에는 사랑이 넘쳐 흘렀고 지금은…… 그의 목숨을 빼앗아 가려는 잔혹함만 있을 뿐이다. “역시 그때 절 구하는 게 아니었어요.” 보친왕이 화가 나서 말했다. “그래. 나도 후회해. 실수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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