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627화
허스키
이리 나리는 마당에 차탁을 펼쳐 놓고 홍엽공자와 같이 앉아 있는데 이리 나리는 홍엽공자를 보는 게 아니라 마당을 온통 뛰어다니며 신난 흑백 얼룩 늑대를 보며 엄마 미소를 짓고 있다.
원경릉이 자세히 보더니 경악을 금치 못했는데, 이게 어디가 늑대라는 거야? 이건 분명…… 멍청함의 극치를 달리는 허스키잖아.
저 허스키는 계속 자기 꼬리를 쫓아 뱅뱅 돌고 있다. 빨리 도느라 늑대와 비슷한 소리를 내는데 허스키가 이렇게 짖는 건 다들 아는 사실이라고.
허스키는 시베리아 썰매개로 원경릉이 알고 있는 역사 상, 고대에는 없었는데 홍엽은 도대체 어디서 찾아온 걸까?
이리 나리는 평생을 늑대에 빠져서 눈 늑대를 얻지 못하자 이렇게 외모가 뛰어나고 눈동자가 파란 ‘늑대’만 봐도 좋아 죽는다. 홍엽은 정말 타인의 비위를 맞출 줄 아는 사람이다.
이리 나리는 곁눈질로 원경릉이 바로 일어나는 것을 보고, “마침 잘 왔어, 사부에게 일이 있으니 네가 사부를 대신해 손님을 좀 접대하시게.”
말을 마치고 한 손으로 탁자 위에 고기를 들고 문을 나가자, 허스키는 먹고 싶은지 바람처럼 쫓아 나가는데, 이리 나리는 허스키가 쫓아오자 좋아 죽겠는지 폴짝폴짝 뛰며 과연 이 늑대와 인연이 있다고 생각했다.
원경릉은 자포자기 심정으로 시선을 거두고 탁자 옆에 앉아 있는 홍엽공자를 봤다.
여전히 온통 붉은 색 비단 옷을 입었다. 하지만 전에는 민무늬 였는데 오늘 입은 건 구름무늬 자수가 놓아져 있고 단추를 채우는 위치가 은박으로 돼있어 시원스럽고 경쾌한 느낌이 더하다.
오늘도 관을 쓰지 않고 벽옥으로 만든 비녀를 꽂았고, 호박색 눈동자엔 온화한 미소가 넘실거리는 게 이리 나리와 비교해 봐도 손색이 없는 외모다.
특히 그 뭔 가에 미혹된 듯한 눈빛은 불길한 전조처럼 느껴졌다.
“오셨군요!” 홍엽이 살짝 소매를 잡고 초대하는 손짓을 하며, “앉으시지요, 저와 차나 하십시다.”
원경릉이 그와 분명하게 하는 것도 좋을 거란 생각에 심호흡을 하고 방금 이리 나리가 앉았던 자리에 앉았다.
원경릉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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