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631화
보친왕의 명단
어두침침한 빛이 보친왕의 푸르뎅뎅한 얼굴에 비추고, 눈꺼풀은 무심하게 아래로 쳐진 채 쓴웃음을 지으며, “당시 첩자가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어, 내 신분도 드러나지 않았는데 북막의 진씨 집안 말고 또 누가 있나?”
“당신이 그렇게 신중하지 못한 사람으로는 안 보이는군요.” 우문호가 보친왕을 노려보면 말했다. 이번 계획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물 샐 틈 없이 주도 면밀하게 짜 놓고, 고작 무릎만한 도랑에 배가 뒤집혔다고? 그럴 가능성은 낮아도 너무 낮다.
보친왕은 계속 쓴웃음을 지으며, “나쁜 일이 익숙하지 않아서 사건을 안배하는 것과 너희들을 방비하는 건 알아도 내 주변 사람을 방비해야 할 줄은 몰랐지. 본질적으로는 경험이 없었다고 할까.”
“누가 의심스럽습니까? 어쨌든 당신 밀실에 접근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테니까요.”
“내 밀실에 접근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지만 내 곁에 사람들은 복잡해. 대부분 떳떳하게 온 사람들도 아니고. 요 1~2년간 인력이 급하게 필요해서 하나하나 자세히 조사하지 못했거든. 이것도 병여도를 훔칠 때 내가 직접 나선 이유야. 중대한 일일 때는 그들을 믿을 수가 없어. 그런데 자네가 갑자기 의심 가는 사람이 없냐고 하는데, 있지. 전부 의심스러워. 떳떳하게 내 밀실에 접근할 수 있는 사람은 적지만 개인적으로는 다 가능하니까.”
제왕이 한쪽에서 이 말을 듣고 화가 나서, “전부 의심스럽다니 그게 말이예요 방귀예요? 우릴 놀리는 겁니까?”
보친왕이 아무렇지도 않게 제왕을 한번 훑어 보더니 냉정하게, “내 말이 방귀 같다고 생각하면 안 물어보면 그만이지. 판결이 코 앞인데 지금 내 입장에서는 죽는 게 차라리 나아. 난 이미 미련따위 없으니 숨길 필요가 뭐가 있나?”
우문호는 피곤함과 욱하는 마음을 숨기기 힘들어, “당신도 우문씨인데, 이런 천벌을 받을 짓을 저지르고도 부끄럽지 않습니까? 허울좋은 소리는 집어 치우고 협조해 주셨으면 합니다. 잘 생각해 보시고 의심 가는 사람 몇 명의 명단을 주세요. 만약 병여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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