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685화
별장의 섣달 그믐
그제서야 소요공이 입을 다물었으나 몰래 원경릉을 흘끔 봤다. 분명 원경릉이 허락하지 않는게 분명한데 이 호랑이 같은 며느리가 이것도 안된다 저것도 안된다 아주 짜증나게 군다.
원경릉은 무표정하게 얘기를 듣고는 우문호를 끌고, “나랑 같이 좀 나가, 솥에 탕을 끓여 놨는데 같이 좀 옮겨 줘.”
“사람 시키……” 우문호가 말 하려는 찰나 원경릉에 끌려 나갔다.
두사람의 발소리가 멀어지자 태상황이 뒤를 홱 돌아보고 얼른 소요공에게, “따라봐, 얼른 따라!”
“안 드시는 거 아닙니까?” 소요공이 이상해 하며, “완전 표리부동이잖아요?”
“뭐 라는 거야 시끄럽게? 얼른!” 태상황이 마음이 급해서 직접 술을 빼앗아 마개를 열자 술냄새가 퍼지며 강렬한 향이 코끝을 자극했다. 태상황은 숨을 크게 들이쉬더니 영혼까지 진동하며, “얼른 과인에게 한잔 줘.”
주재상이 웃으며 자기 잔을 태상황에게 작은 잔으로 따라주며, “어서, 빨리 드세요.”
태상황이 잔을 들고 혀끝으로 날름날름 하며 한 입에 털어 넣기 아쉬워서 깨작깨작 입에 대다가, 아주 조금 남았을 때 고개를 들고 훅 털어 넣으며, “좋다, 좋아!”
소요공이 연민의 눈길로, “술 한 모금도 숨어서 몰래 몰래 마셔야 하다니 이게 사는 겁니까 원.”
“네가 뭘 알아, 나이 먹고, 넌 네 목숨이 너 혼자만의 것 같지? 과인이 죽으면 저 많은 식구들은 어쩔 거야?” 태상황이 쉬쉬하고, 상선이 문 앞에서 망을 보게 하더니 소요공에게, “가득 따라, 가득.”
소요공이 투덜거리며, “말이랑 행동이 왜 이렇게 모순되는 건데요?”
말은 그렇게 하면서 태상황의 잔에 가득 부었다.
태상황은 한잔 더 하고 아직 흥이 다 오르지 않았지만 이만하면 충분하다는 생각에 술잔을 주재상에게 주고, “자네들이 내 대신 더 마셔.”
우리 떡들이 옆에 앉아서 증조할아버지가 술 맛이 상당히 좋다고 하는 것을 보고 전부 먹어보고 싶어서 안달이 나서 한잔만 달라고 난리다.
태상황은 장난끼가 발동해서 젓가락 끝에 약간 찍어서 우리 떡들에게 맛을 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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