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725화
전장의 편지
모든 장수는 명을 받들었다.
회의가 끝나고 우문호는 장막 안에서 집에 안부 편지와 군사보고를 썼다.
우문호는 지금 하루가 여삼추(如三秋: 3년같다)라는 말의 의미를 실감하고 있다. 전에도 바빴고 매일 원경릉을 볼 수 있는 건 아니었지만 보고 싶으면 언제든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 둘은 천리만리 떨어져 있어 보고싶어도 볼 수 없다.
그나마 안부 편지를 쓰는 게 유일한 위안이 되었다.
종이를 펼치고 한참을 지나도 아무 말도 적어 내려가지 못한 게 자신이 알고 있는 어떤 단어로도 이 그리운 마음을 표현할 길이 없어서 한참 후에야 ‘원 선생’이란 3글자를 써 내려갔다. 그런데 막상 이 세 글자를 써 놓고 보니 또 호칭이 적절하지 않은 것 같아서 ‘당신’으로 고쳤다.
그리고 잠시 생각하더니 일필휘지(一筆揮之:단숨에 다 써 내림)로 다 쓰고 계속해서 군사보고를 썼다.
군사보고를 다 쓰고나서 두 서신을 비교해 보니 같은 내용으로 전장에서의 일을 얘기하고 있다.
우문호는 안부 편지를 구겨서 버리며, 편지는 이렇게 써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
결국 반 시진을 끙끙 앓다가 고작 몇 마디 썼는데 내용은 간단하게 ‘잘 지내? 아이들은 잘 있어? 반찬은 좀 부실하지만 난 잘 지내. 날이 점점 풀려서 무성은 경치가 괜찮은 편이야.’ 이런 내용이다.
다 쓰고 전해주며 감정이 풍부하게 써야 했던 게 아닐까 고민했다. 원선생은 이런 거에 요구수준이 엄청 높다.
편지는 군사보고와 함께 경성으로 보내지기 때문에 도착이 빨라서 5일이면 이미 경성에 도착한다.
목여태감이 직접 편지를 원경릉에게 보내주었는데 원경릉이 열어보고 표정이 미묘한 게 편지가 너무 예의를 차렸다.
목여태감이 원경릉에게, “태자비 마마 답신을 보내고 싶으시면 얼른 써주세요. 제가 궁중으로 가지고 들어가 성지와 함께 보내겠습니다.”
원경릉이 서재로 들어가 편지를 쓰며 임신한 사실도 알리고 싶었지만 우문호의 마음을 분산시킬 까봐 결국 말하지 않기로 했다.
원경릉은 거침없이 줄줄 몇 장을 쓰고 집안의 상황을 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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