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815화
서일의 집안 사정
“가서 상의 좀 해 볼 게요.” 원경릉은 이 집에 이만한 돈을 쓸 가치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초왕부로 돌아오니 기상궁과 서일도 돌아왔는데 기상궁 안색이 어둡고 서일도 아무 말 없이 어깨를 잔뜩 움츠리고 안으로 들어갔다.
“왜 그래?” 원경릉이 묻자, 기상궁이 서일을 힐끗 보더니 억지 웃음을 웃으며, “서부인께서 오늘 바쁘셔서 몇 마디 나누지 못하는 바람에 다음에 쇤네가 다시 한 번 다녀오겠습니다.”
서일을 보니 일이 그렇게 간단하지 않아 보여 일단 서일을 내보내고 기상궁에게 들어오라고 해서 얘기를 들었다.
기상궁이 방으로 들어와 문을 닫고 투덜거리기 시작하는데, “태자비 마마, 쇤네 살다 살다 이렇게 무지막지한 여자는 처음입니다. 오랜 시간 푸대접한 건 그렇다고 쳐도 아들 공부하는데 방해된다며 집에 들이지도 않고, 서일의 혼담을 꺼냈더니 서일에게 욕을 하며 높은 가문의 아가씨에게 장가들어 이 집을 나눌 셈이라며 그럴 자격 없다고 하는 거예요. 서일에게 오르지 못할 나무 꿈도 꾸지 말고 평범한 여자를 골라 혼인하면 그만이라고 하더라고요.”
원경릉이 눈살을 찌푸리며, “그 집은 필요 없다는 얘기 안 했어요? 그저 중매하는데 얼굴만 보이시면 되는 거라고.”
“했어요,” 기상궁이 열이 받아서, “싫다고, 쪽팔린다며 원씨 집안이 어떤 신분이고, 서일이 어떤 신분이냐, 서일에게 분수를 모르는 놈아, 네 꼬라지를 보라고 조상님 묘자리를 잘 쓴 적도 없는데 언감생심 그런 복이 어디 있겠냐며. 제가 서일이 지금 관직에 올랐다고 5품관이라니 자기도 안다며 관리면 뭐하냐고 실제 관직 없이 초왕부 하인에 불과한데 언제 파면 당할지 알 수 없다는 거예요 서일을 손가락질 하며 주제를 모른다고 요 몇달 집에 은자도 안 가지고 오고 부모형제가 죽던지 말던지 신경도 안 쓴다며.”
원경릉이 성격이 좋지만 이 말을 듣고는 정말 화가 나서, “서일이 몇 개월을 출정한 사실을 모르나요?”
“거기까지 신경이나 쓰겠어요? 말이 안 통하는 사람이니 이 사람은 기대할 게 못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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