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888화
손왕과 홍엽
다음날 우문호는 대주의 진정정에게 서신을 받았는데 서신에 그 일의 전후 관계가 소상하게 쓰여있었다.
이번 전쟁에서 대주는 마치 신의 가호를 받고 있는 듯 파죽지세로 독고를 몰아붙였는데, 바로 홍엽이 독고의 심복 중 일부를 배신하게 만들어 대주 황제에게 계속 군사정보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홍엽이 대주를 도우면서 관직이나 녹봉을 요구하지 않고, 조정에 출사도 하지 않고 정치에 간여하지 않으며, 봉호조차 없는 그저 홍엽 군왕이라는 명목상의 신분만을 요구했다. 대주 황제는 당연히 홍엽의 청을 허락했다.
이와 같은 사실은 진정정 등이 전쟁 중에 몰랐던 일로 전쟁이 끝난 이제서야 조정에 공개되었다.
진정정은 서신 말미에 홍엽을 잘 대비하라고 했다. 이자는 속을 알 수 없고 목적이 불명확해서 그가 뭘 해서 뭘 얻으려고 하는지 아무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우문호와 주재상, 냉정언 등이 모여 홍엽에 대해 분석했다. 만약 홍엽이 대권을 차지하기 위해서 였다면 그자의 힘으로 선비를 거머쥘 수 있었다. 그러나 숙나라를 멸망시킨 후 훌쩍 떠나버린 게 마치 철저하게 아버지 독고가 죽어 시체조차 묻지 못하게 만드는 게 목적이었을 뿐으로 보인다.
얼핏 복수처럼 보이지만 만약 최종 목적이 독고의 죽음이었으면 더 빠른 방법을 취했을 것이다. 홍엽은 이미 독고의 신임을 얻었던 상태로 직접 독고를 자극하던지 굳이 이렇게 큰 전쟁을 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도 전쟁까지 일으켜 힘과 정력을 낭비해, 오직 독고의 머리를 얻는 게 전부라면 말이 안된다.
하지만 군사정권의 대권을 노리지도 다른 나라를 침략하지도 않았다. 선비의 대권을 취하지 않고 산뜻하게 떠나 대주의 일개 실권도 없는 군왕 자리나 구하다니 속내가 뭘 까? 그리고 그 자리를 원했으면서 대주가 아니라 북당에 오는 건 도대체 무슨 목적인지 알 길이 없다.
원래 7국 전체에 가장 신비한 사람이 늑대파 문주였는데 지금은 신분이 공개되어 더이상 신비롭지 않게 되자 이제 신비한 사람은 홍엽이 되었다.
홍엽은 정말 수수께끼 인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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