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928화
남강행 준비
정집사의 수락은 의외였다. 정집사가 가는 게 만아가 가는 것보다 나은 게 어쨌든 정집사는 남강 북쪽을 훨씬 잘 안다.
하지만 남강 북쪽은 정집사에게 있어 악몽임이 틀림없으므로 자신과 상관도 없는 사람을 구하기 위해 호랑이 굴에 들어가야 하는 정집사에겐 정말 불공평하지만 만아를 위해서다. 정집사가 말했듯이 자신이 살아 있는 건 오로지 딸 때문이다.
정집사의 눈에 남강 북쪽에 대한 공포가 여실히 드러나는 가운데 뒤를 도는 순간, “이 생에 딸이 엄마라고 부르는 소리는 다시는 못 듣겠구나.”
멀어지는 정집사의 처연한 뒷모습을 보며 원경릉도 속이 속이 아니다.
나중에 우문호에게 말하니 당연히 우문호가 좋아했다. 원경릉이, “만아에게 정집사의 신분을 알려줘야 할까?”
“그게……”우문호가 그다지 찬성하지 않으며, “만약 만아가 알면 만아는 정집사를 쫓아갈 거야. 그리고 만아에게 일이 터지면 우리가 그간 공들인 인력과 일들은 전부 수포로 돌아가는 거지.”
원경릉이 짧게 한숨을 쉬고, “대세가 어쩌고는 나는 진짜 중요하지 않은데 난세를 평정하고 남강을 수복하려고 그 많은 일들을 기획하고 준비했던 고생을 알아. 하지만 우리가 계속 감추고 정집사를 위험에 처하게 한다면 정집사나 만아에게 불공평해. 만아는 알 권리가 있어.”
우문호도 지금은 이런 사상을 받아들일 수 있다. 하지만 사안이 중대하고 비교적 위험이 큰 일이다 보니, “우리는 정집사의 안전을 최대한 확보하려고 노력하는 수밖에 없어, 안전하게 돌아오도록.”
“만일 안되면? 만약 정집사가 남강 북쪽에서 죽으면? 나중에 만아가 진상을 알게 되면 받아들일 수 있겠어? 만아는 평생을 후회하고 가슴에 한으로 남을 거야. 만아는 가족을 이룰 수 있다고 정말 굳게 믿어, 혼자 너무 오래 있었어.”
“방법이 없는 일이야.”
“그건 변명이 안돼, 우리에게 있어서 방법이 없는 거지. 우리가 다른 사람의 가족이나 행복까지 희생시켜 소위 대업을 이루면서, 심지어 당사자의 의견을 물어보지도 않는 건 너무 독단적이고 몰인정한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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