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931화
신내림
정집사는 만아를 보고 후두둑 떨어지는 눈물을 애써 참으며 작은 소리로, “걱정하지 마라, 태자비 마마께 잘 설명 드리도록 하지. 난 무슨 무녀도 아니고 너도 남강왕의 딸이 아니야.”
정집사는 출발 전 밤에 초왕부로 찾아왔는데 이번엔 태도가 전혀 뻣뻣하지 않고 오히려 무릎을 꿇고 원경릉에게 간절하게, “태자비 마마도 어머니라 딸의 평안이 가장 중요할 수밖에 없는 걸 아실 겁니다. 걔는 모르게 해 주세요. 이렇게 덮고 지나가죠. 알아서 걔에게 조금도 좋을 게 없을 뿐더러 깊은 수렁으로 빠지게 할 뿐입니다. 그러니 간절히 부탁드려요.”
원경릉이 그 마음을 알고 그녀를 자리에 앉히더니, “저도 전에 생각해봤는데 만아는 이 일에 대해 알 권리가 있어요. 하지만 이상하게도 전혀 안 믿더군요. 게다가 만아 얘기가 강북에서 누군가 자기를 부른다고.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죠? 알고 있나요?”
정집사는 눈 앞이 캄캄해 지더니 한참 있다가 무겁게 한숨을 쉬고, “저도 그럴 가능성이 있을 수도 있다고 짐작했지만 믿고 싶지 않았습니다. 걔만이 아니라 저도 매일 남강 북쪽에서 부르는 소리를 듣습니다.”
원경릉이 놀라서, “어떻게 된 일이죠?”
“저는 남강 북쪽의 무녀로 신을 받은 사람입니다. 신내림은 신령이 눈앞에 나타나는 것으로, 제가 어디를 가서 뭘 하든 부르기만 하면 저는 가슴을 후벼 파는 것 같은 엄청난 고통을 느낍니다. 만아는 누군가의 손에 이끌려 남강을 벗어난 뒤, 북쪽으로 납치된 적이 있는 게 틀림없군요. 남자 무당은 저를 대신해 걔에게 신내림을 받게 했어요. 걔가 나중에 어떻게 도망쳐 나왔는지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하지만 만아는 전에는 안 그랬어요.”
정집사가 생각해 보더니, “종생술.”
“종생이요?”
정집사가 설명하기를, “종생은 남강 무고술의 일종으로 다른 사람의 기억을 사용해 걔의 원래 기억을 덮을 수 있는 것으로 잘 눌러 놓기만 하면 신내림은 작용 하지 않지만 종생술은 독충을 몸에 넣어 놓게 되지요. 종생 독충이 몸에 오래 있으면 천천히 죽어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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