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946화
신난 원경릉
두 사람이 기겁한 사이에 나르는 봉황을 수놓은 황색 비단옷을 입은 아름다운 여인이 걸어 들어오고 진근영이 그녀를 태후 마마하고 불렀다. 원경릉이 태후를 보고 머리속에 시경의 한 구절이 스치고 지나가는데 ‘손가락은 새순처럼 연하고 부드럽고, 매끄러운 흰 피부에 늘씬한 목덜미, 이빨은 가지런히 희기도 하구나.’ 이정도의 절색이라 미색은 발끝에도 못 미치겠다.
그리고 미색은 지금 한창 물이 오른 나이지만 용태후는 아무리 봐도 4,50살은 되 보이는데? 하지만 나이 들고 퇴색한 느낌이 하나도 없잖아? 보기엔 23,4세 정도로 만약 눈가와 얼굴에 위엄이 서려 있지 않고 진근영이 태후라고 부르지 않았으면 원경릉은 절대로 그녀가 전설속의 용태후란 사실을 믿지 못했을 것이다.
용태후가 성큼성큼 들어와 치마가 땅에 끌리는데 먼지 바람 하나 일지 않고 원경릉과 우문호가 용태후가 앉기 전에 예를 올렸다. 태후가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쭉 한번 만나보고 싶었는데 오늘 이렇게 만나게 되는 군요. 어서 앉아요!”
진정정이 예를 취하고, “태후 마마, 여러분들 대화 나누시도록 소신 태자 전하를 데리고 황제 폐하를 뵙고 오겠습니다.”
“가게!” 태후가 미소를 띠며 말했다.
우문호는 칼자국 밧줄과 정국후 부인에 대한 충격에서 아직 헤어나오지 못한 게 역력한 표정으로 인사하고 나갔다.
아직 비봉전을 나가기 전에 우문호가 진정정에게 경악할 질문을 하는 게 들렸다. “그거 뱀이야? 아무리 봐도 밧줄로 보이던데?”
“응 뱀, 밧줄로 묶여져 있는 그거 뱀이야.” 진정정의 목소리가 점점 멀어져갔다.
원경릉이 앉은 뒤 불안 초조한 마음으로 옆에 묶여 있는 정국후 부인을 보는데 방금 상당히 성깔이 있어 보였는데 지금은 완전히 맥없이 고개를 푹 떨구고 쫄아 있다.
“태자비는 이상하게 보지 마요, 쟤는 일년에 300일은 묶여 있어야 편안하니까.” 태후가 아무렇지도 않게 정국후 부인을 쓱 훑어보더니 원경릉에게 말했다.
이 한 수에 원경릉은 철저하게 탄복하고 말았다. 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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