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945화
비봉전 정국후 부인
근영이 원경릉을 부축하며, “두분 집사님은 태후 마마를 보필하신 지 오래라 마마의 신임이 두터워요.”
원경릉이 예를 취하자 두 사람이 황공해 하며 안으로 모시고 들어갔다.
비봉전 매화가 만개할 때라 들어가자 맑은 향기가 너울거린다. 원경릉이 매화를 좋아해서 활짝 피어 가지가 휘어질 듯한 매화가 아주 절경이다.
우문호의 시선도 기특하게 진정정에서 원경릉에게 옮겨져 손을 꼭 잡고 따스한 목소리로, “매화를 좋아하니까 귀국하면 잔뜩 심어 줄게 우리 땅도 있으니까.”
원경릉이 신기하게 생각하며 왠일로 대주에 오더니 갑자기 낭만적이게 된 거야.
우문호가 귓가에 속삭이며, “정정이 근영군주를 위해 연무장을 만들어 준다 더라고, 나도 당신한테 잘 해야지.”
말을 마치고 이글거리는 눈으로 원경릉을 바라보고 웃는 게 작위적인 느낌이 짙다.
원경릉이 어이가 없어서 그래 따라하는 거든 어떻든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 낫지, 진정정 같은 얼음 덩어리도 사람 마음을 읽고 낭만을 알고, 심지어 늘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집사가 안으로 데리고 들어가는데 문지방에 개 한 마리가 고양이처럼 나른한 표정으로 누워있는데, 사람이 들어와도 눈꺼풀 들어올리는 것도 귀찮다는 듯 계속 엎드려서 겨울의 따스한 볕을 쬐고 있다.
정전으로 들어서자 의자에 아름다운 부인이 앉아 있다. 엷은 녹색 비단 옷을 입고 높게 머리를 틀어 올려 간단한 장신구를 했는데 이게 오히려 노련하고 단정해 보였다. 입술은 붉고 봉황 눈매에 싸늘한 빛으로 우문호와 원경릉을 바라봤다.
원경릉이 얼른 예를 올리는데 진근영이, “어머, 정국후 부인 이렇게 일찍 오셨어요?”
정국후 부인을 원경릉은 알고 있었다. 원래는 태후 마마를 가까이서 모시던 사람으로 아사라고 불리다가 정국후에게 시집을 간 뒤에도 태후와의 관계가 밀접하다.
정국후 부인이 일어나 모두와 인사를 나누는 것을 보고 진근영이, “태후 마마는 아직 안 나오셨어요?”
정국후 부인이, “화장실에 가셨어, 나이가 많은 인간은 못 참는 법이야.”
원경릉이 이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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