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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 왕비명의 왕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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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015화

만아의 결심 정화는 눈물을 떨구며 괴로움이 가득한 눈빛으로, “그렇게 말하지 말고 지난 일은 잊어요.” “그래!” 위왕의 눈도 붉어진 채 쉰 목소리로 계속 정화를 보며 가슴 가득했던 말을 어떻게 꺼내야 할지 모르겠다. 대오는 승리를 거두고 돌아와 사상자를 점검한 후 친왕들은 위왕 곁을 지켰다. 안왕도 부상을 입고 팔과 어깨에 칼을 맞았으나 상처가 크게 심각하지 않아 지혈하고 붕대를 감은 채 아무 말 없이 앉아 있었다. 머리카락 한쪽이 잘려서 어깨 위에서 나부끼니 원래의 위풍 당당하던 안왕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다. 한참 뒤 안왕은 메마른 입술을 뗐다가 결국 한 마디도 못하고 고개를 들어 우문호를 흘끔 봤다. 우문호도 안왕을 흘끔 보는데 경성에서는 이래저래 서로 눈에 가시였지만, 권력이 소용돌이 치는 경성을 떠나니 오히려 지난 날 소년 시절의 형제애가 떠올랐다. 역시 경성은 너 죽고 나 살자는 전쟁터이나 거기를 떠나면 모든 게 잘 돌아간다. 과연 그쪽으로는 오줌도 누지 않을 것 같은 강북부로 안왕을 보낸 아바마마의 뜻을 알겠다. 위왕 상황은 아직 안정적이지 않지만 수혈 후 길을 갈 수 있었다. 남강 북쪽 땅은 오래 머물 수 있는 곳이 아니고 특히 하늘 구역과 땅 구역을 또 지나가야만 했다. 다행히 이번에는 길을 아는 사람도 많고, 심지어 그 누구보다 눈 늑대가 길을 가장 잘 알아 눈 늑대가 선두를 잡고 대오를 끌고 갔다. 만아는 길에서 내내 한 마디 말도 없다가 남강 북쪽을 떠날 때 갑자기 원경릉에게, “태자비 마마, 쇤네 일단 마마와 경성으로 돌아가지 않겠습니다. 쇤네 남강에 한 번 가야겠습니다.” 원경릉이 만아의 손을 잡고 한쪽으로 가서 작은 소리로, “만아야 네가 지난날을 기억하는 걸 알아, 너무 괴로우면 울어도 돼. 참지 마.” 만아가 고개를 흔들고 눈가를 붉히며, “울음이 나오지 않아요.” 원경릉은 만아의 마음이 괴로울 것을 알고 작게 탄식하며, “남강으로 돌아가서 뭐 하게? 너 혼자 돌아가는 건 마음이 안 놓여.” “쇤네 돌아가서 아바마마께 제를 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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