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076화
행복한 원경병
원경병이 마음이 혼란한 둘째 부인의 입에서 얘기를 캐내는 건 어이없을 정도로 쉬웠지만, 둘째 부인도 상대가 원경릉이라고 얘기하지 않고 그저 냉정언과 어떤 관원의 부인이 왕래가 잦더라 불륜이라고 들었을 뿐이라고 했다.
원경병이 누가 그랬냐고 물어보니 항간에 떠도는 소문이라고 했다.
원경병이 저녁에 정탐한 내용을 구사에게 얘기하자 구사가 의아하다는 듯, “그런 소문이 돈다고? 절대로 불가능한 일이야, 냉대인 성격에 남자하고 왕래도 잦지 않은데 관원의 부인은 말할 필요도 없지, 냉대인은 아마 당신 생긴 것도 기억 못할 걸.”
“어쩌면 사랑하면 안되는 사람이 날조한걸 수도 있잖아요?”
“사랑이 미움으로 바뀌면 너무 끔찍한데.” 구사는 깊이 생각하지 않고 느낀 대로 말했다.
원경병이 조금 있다가 미간을 찡그리며, “하지만 최근 둘째 부인과 주명양이 비교적 왕래가 잦은 건 사실이예요. 요 한두 달 동안 8~10일 간격으로 주명양이 둘째 부인을 찾아왔는데 예전에는 두 사람이 왕래하는 걸 본 적이 없어요.”
“설마 돈을 뜯어가려고 오는 건가?”
“”아뇨, 작은 어머니는 수전노라 주명양이 작은 어머니에게서 뭘 뜯어가지는 못 할 거예요. 소국(小菊) 말에 주명양이 왔다 가면 작은 어머니 기분이 좋다니까 절대로 돈을 갈취하러 오는 건 아닌 거 같아요.”
“주명양은 겉 다르고 속 다른 사람이니 견제하는 편이 좋아. 작은 어머니와 무슨 일을 얼마나 긴밀하게 하길래 며칠마다 한 번씩 오는지 자기가 좀 주의해서 살펴 봐줘.”
원경병이 고개를 끄덕이며, “그래요, 걱정 마세요. 집안 일은 제가 주시하고 있을 테니까요.”
구사가 원경병을 부축해 장의자에 앉히더니 안타까워하며, “피곤하게 해서 미안해. 아이를 가진 몸인데 이 일 저 일로 바쁘게 하네.”
원경병이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제 성격에 가만히 누워있으라고 하면 한 달도 못돼서 좀이 쑤셔 미칠 걸요?”
구사가 원경병 손을 꼭 쥐고 작은 소리로, “그래도 당신을 아내로 맞으면서 행복하게 해주겠다고, 절대 고생시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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