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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 왕비명의 왕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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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086화

임소의 계책 주명양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는데 지금 냉정하게 말 하게 생겼어?’ 하지만 임소의 거동이 잔잔한 것을 보고 마음이 조금 누그러진 데다 물 한 잔을 받아 마시고, “구씨 집에서 이모가 구정민 혼수 준비하게 얼른 은자를 돌려 달래요.” “구씨 집안이 어느 집과 혼담이 오갔지?” “냉씨 집안 냉정언!” 주명양이 초조해 죽겠는지, “이 혼사는 이루어져서는 안돼요. 냉정언은 고결한 사람이 아니라고 내가 그렇게 얘기했는데 어떻게 여전히 바보같이 딸을 시집 보낸다는 거죠? 진짜 허영덩어리예요.” “냉정언이 왜?” 임소가 어조의 변화없이 물었다. 주명양이 임소를 흘끔 보더니 임소 앞에서 자신의 비열한 마음을 감추지 않기로 했다. 어쨌든 임소도 광명정대한 인간은 아니므로, “이유가 있는 건 아니고, 그냥 내가 추문을 꾸며낸 거예요.” 임소가 약간 실망하며 차가운 눈으로, “간단하네. 혼사가 이루어지지 않게 하려면 계속 추문을 꾸며내면 되지.” “소용없어요. 원래부터 엄청 안 좋게 얘기했는데 한사코 시집을 가겠다고 하잖아요.” 임소가 미소를 지으며, “그럼 이번엔 온 경성에 퍼트리는 거지. 구씨 집안 아가씨는 부도덕하고 품행이 단정하지 못하다고. 냉씨 집안은 하늘같은 명문세가로 특히 냉정언은 냉씨 집안의 장자에 국자감 학장으로 절대 품행이 바르지 못한 여자를 아내로 맞지 않을 거야. 혼사가 틀어지면 물론 너에게 급하게 은자를 돌려 달라고 할 리 없고.” 주명양이 듣고 놀라며 자기는 이런 생각까지는 못했는데 깊이 따져보니, 구정민이 예전에 자기와 사이가 좋은 편으로 자기가 나서서 도와준 적도 있는데 지금은 자기 신세가 영락했다고 이번에 몇 번 찾아가니 구정민의 태도가 오만함을 넘어서서 교만한데다 고귀한 티를 어찌나 내는지 자신과 구정민이 다른 차원이라는 듯 일부러 거리를 두려고 했다. “왜? 친척이라 안 내켜? 생각해 봐. 저들은 당신 신경 안 쓸 거 같은데, 사람이 너무 자비롭고 인자하면 안되는 법이야. 전에는 일하는 게 아주 칼 같더니 어쩌다 이렇게 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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