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098화
순왕의 혼례
적귀비가 이 일을 맡게 하려면 머리를 써야 한다.
원경릉이 이날 안왕부에 안왕비 태아 검사를 위해 가는데 적귀비가 그 자리에 있는 틈에 자연스럽게 이 일을 화제로 꺼냈다.
“태상황 폐하께서 아홉째와 만아의 혼사를 정해 주셨는데 아마 혼례를 마치고 남강으로 돌아갈 것 같아요. 아직 길일을 택하지 않았지만 제발 형님 출산 예정일과 겹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그럼 형님은 잔치에 참석을 못하잖아요.”
적귀비가 듣고 아무렇지도 않게, “그게 뭐가 중해? 잔치에 가든 말든 본인이 애를 낳는 게 중요하지.”
안왕비가 눈치를 채고 원경릉이 아무 이유 없이 어마마마 앞에서 순왕의 혼사를 꺼냈을 리가 없으므로, “경사가 아닌가, 가서 흥겨울 수 있으면 좋지. 성지는 내렸어?”
“성지의 골자를 잡고 있어요. 곧 내려올 겁니다.” 원경릉이 갑자기 또 고심하는 듯, “그런데 태상황 폐하께서 원래 황귀비 마마께서 아홉째 혼사를 주관하게 하실 생각이었는데 황귀비 마마께서 지금 몸이 불편하신 관계로 못 하실 것 같아요.”
“노비 마마나 진비 마마께서 계시잖아?” 안왕비가 말했다.
원경릉이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만아가 이제 남강왕인데 태상황 폐하와 황제 폐하는 순왕 전하의 신분을 좀 높여 주시고 싶어하세요. 당연히 지위가 존귀한 분이 순왕 전하를 위해 혼사를 주관하길 바라시죠. 어쨌든 아홉째 생모 나귀빈도 없으니 전하의 혼사를 맡는 다는 건 어마마마의 지위를 인정한다는 것과 동일하니까요.”
적귀비가 이 말을 듣고 마음이 동해서, “나도 아홉째를 위해 혼사를 담당할 수 있지.”
순왕은 이미 예전의 천덕꾸러기가 아니다. 더욱이 이제 남강왕을 아내로 맞고 태자의 눈에 들었을 뿐 아니라 외할아버지는 귀영위의 수장이다. 원경릉이 말한 대로 순왕의 혼사를 맡는 것이 어마마마로 인정받는 것과 같다면 적귀비는 이 기회를 잡고 싶었다. 지금 적씨 집안은 기댈 데가 못되고 황제 폐하도 자신을 아들 곁에 있게 하는 게 사실 자신의 지위를 낮춰 출궁시키는 것과 뭐가 달라?
자신이 여전히 귀비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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