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100화
둘 만의 디너
원경릉은 이렇게 자신을 위로했지만 마음 속으로 저들의 결혼 생활이 더이상 번잡한 일이나 사나운 격랑에 휘말리지 않기를 간절히 바랬다. 두 사람의 세계를 살 수 있기를, 조금 더 낭만적이기를. 이걸 바라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이런 생각을 하다가 우문호가 오늘 저녁에 일찍 들어올 수 있는지 서일에게 가서 물어보라고 했다. 우문호가 오늘밤은 집에서 저녁을 먹는다고 해서 원경릉은 정성을 다해 캔들 디너를 준비했다. 그리고 독수리 오형제를 유모들과 희상궁에게 쫓아 보낸 뒤, 자기는 현대에서 몰래 숨겨서 가져온 와인 한 병을 미리 따서 디캔팅 해 두었다. 원경릉은 잘 못 마시지만 한 입 맛볼 수 있고 우문호는 술을 마시면 꽤 재밌어지는게 원경릉에게 찰싹 붙어서 사랑을 속삭인다.
‘에휴, 오래된 부부는 고작 이런 희망밖에 없다니까.’
오늘 밤 초왕부 사람은 전부 태자비가 태자와 둘 만의 세계를 원한다는 걸 알고 우리 떡들조차 감이 왔는지 귀찮게 굴지 않았다. 비록 우리 떡들은 캔들 디너를 너무 먹고 싶었지만 엄마가 오늘 밤 따라 무섭고 자기들은 오면 안된다고 했으니 그럼 안되는 거다.
원경릉이 준비를 마친 뒤 직접 나가서 매화 가지 하나를 잘라와 옥으로 된 꽃병에 꽂자 온 방에 향이 피어났다.
유시(오후5시~7시) 끝 무렵 하늘이 벌써 어둑어둑한데 우문호는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전에는 돌아와서 저녁을 먹는다고 하면 유시에는 오곤 했는데 이제 유시에서 술시로 넘어가려 는데 아직 기척도 없다.
음식이 다 식었지만 다행히 방에 난로를 피워서 나중에 좀더 구우면 나름 별미다.
와인도 다 깬 상태인데 우문호가 아직 돌아오지 않아 맛이 없어질 까봐 일단 봉해 두었다.
술시(오후 7시~9시)까지 기다렸는데 아직 돌아오지 않자 원경릉이 배가 고파서 가만 있기 힘든데 막 사람을 보내 물어보려는 찰나 서일이 우문호를 부축하고 들어왔다. 우문호는 술냄새를 확 풍기며 이미 곤드레만드레 취했다.
원경릉이 화가 치밀었으나 취한 인간을 부축하는 걸 돕고 서일에게, “돌아와서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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