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134화
홍엽의 등장
원경릉은 순간 속으로 아차 싶었다. 손에 든 메스가 자객의 검에 이렇게 쉽게 날아갈 줄이야. 심지어 만아를 끌고 갈 수도 없고 앞뒤가 다 막혀 버렸다.
만아를 부축해 천천히 일어났는데 어차피 갈 곳이 없을 바에야 상대가 목숨을 노리는 건지, 아니면 다른 걸 노리는 건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었다. 목적은 자신이나 만아인 건 확실하니까 말이다.
“태자비, 남강왕, 우리와 같이 좀 가줘야겠어!” 우두머리인 검은 옷을 입은 자가 칼로 원경릉을 가리키며 차갑게 말했다.
그러자, 원경릉이 만아를 몸으로 가려 보호하며, “너희들 대체 뭐하는 사람들이야? 우리를 어디로 데려가려는 거지?!”
“물을 필요 없어, 가보면 알 테니까!” 그렇게 말하고 휘파람을 불자 마차가 한대 왔는데, 마차를 모는 사람도 검은 옷을 입고 얼굴을 가렸다. 안왕부 일대에서 검은 옷을 입고 얼굴을 가릴 수 있다는 건 완전히 안왕부를 무시하는 거다. 물론 다른 가능성도……
두 사람의 목에 칼을 겨누고 만아가 벗어나려고 하자 얼굴에 주먹질을 해 거의 기절시키더니 마차에 던져 넣은 후 밧줄로 꽁꽁 묶었다. 원경릉이 보니 만아의 어깨와 팔에 피가 멈추지 않는 것을 보고 화가 나서, “먼저 지혈부터 하게 해. 아니면 출혈 과다로 죽어. 그녀가 죽으면 너희들도 그녀를 잡아가는 게 무슨 소용이 있어?”
이자들은 전혀 신경 쓰지 않고 꽉 묶은 뒤 가리개를 내리고 마차를 움직였다. 이때 갑자기 멈춰 서더니 만아가 발로 가리개를 젖히자 누군가 검을 들고 바람처럼 내려오는데 붉은 옷을 입고 어둠 속에서도 특별하게 빛나는 눈빛이 보였다. 장검이 공중에서 호를 그리고 유성처럼 날아 들어가 한 번의 출수로 마부를 찌른 뒤 안정되게 마차에서 내려왔다.
“홍엽 공자예요!” 만아가 감격해서 소리치며, “홍엽 공자가 태자비 마마를 구해주시는 거예요!”
홍엽은 맑고 서늘한 눈으로 원경릉과 만아를 쓱 보더니 수려한 얼굴에 음침한 살기를 띄었다. 홍엽의 얼굴에서 이런 사신 같은 표정을 원경릉은 처음 봤다.
네 명의 자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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