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175화
홍엽과 우문호
우문호가 다시 물었다.
“지금 우린 바보 쪽을 진짜 탕양이라고 거의 확정했는데, 왜 이렇게 됐는지 알겠어?”
“약을 먹어서 그렇게 됐을 겁니다. 바보로 보이지만 만약 자신에 대한 일을 물으면 전부 대답할 수 있을걸요. 그것만 대답할 수 있죠. 저건 그자의 고문과 협박 수단의 일종으로 당신들의 자금탕과 비슷해요. 그걸로 만들어진 가짜 탕양은 몸에 있는 약간의 흉터나 상처까지 전부 최대한 모방하는데 만약 베낄 수 없으면 심하게 때린 상처로 가리는 겁니다. 그래서 온몸을 멍 자국으로 가득하게 만드는 거죠.”
우문호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물었다.
“너무도 잔혹한 수법이 아닌가, 해독약은 있을까?”
홍엽이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필요 없어요. 며칠 쉬면 좋아지니까. 약효가 지나면 처음과 별 차이가 없어요. 단지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거의 기억을 못 할 뿐.”
우문호는 마음 한편의 걱정을 그제야 내려놓았다.
“기억 못 해도 그만이야, 무슨 아름다운 기억도 아니고.”
홍엽이 고개를 옆으로 돌려 웃는 듯 마는 듯했다.
“그의 수법치고는 너무 허술하다는 생각 안 들어요? 쉽게 당신들에게 구출되고.”
우문호가 두 손으로 얼굴을 받치며 물었다.
“독고를 만만하게 볼 리가 없잖아?”
“그가 좀 상대해 볼 만하다고 느끼는 순간 당신이 진 겁니다.”
하지만 홍엽은 즉시 고개를 돌려 우문호에게 말했다.
“하지만 그가 당신을 만났으니, 그는 반드시 적을 가볍게 여길 게 틀림없어요. 그는 당신을 무시하니까. 그래서 그는 당신 손에 질 겁니다.”
마당의 나뭇가지 사이 벌어진 틈으로 흐릿한 빛이 쏟아지며 홍엽의 눈을 반딧불이처럼 비추었다. 홍엽은 즐거운 것도 같고 또 분노한 것도 같기도 했다. 어쩌면 본인도 자신의 마음을 모를지도.
“우리 친구가 될 수 있겠군요!”
홍엽이 다시 말했다.
우문호가 피로한 표정으로 웃으며 말했다.
“지금 친구는 더 많아지고 적은 더 적어지기를 바라고 있어. 당신이 원 선생을 넘보지만 않으면 아주 기꺼이 당신과 친구가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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