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581화
우문호가 원경릉의 손에서 등롱을 받아 문틈에 끼운 뒤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당신 깨웠구나?”
“자기가 없는데 나도 깊이 잠에 못 들지. 안에 있는 솥 보면 자기 주려고 탕 끓여 놨어. 어서 가져와!” 원경릉이 부뚜막 뒤에 솥을 가리키며 말했다. 솥 아래에는 장작불이 아직 꺼지지 않고 안쪽에 쌓여서 타고 있었다.
우문호는 너무 배가 고픈 나머지 체면도 잊은 채 얼른 달려가 솥 뚜껑을 열었다. 안에는 탕이 있었고, 받침을 하나 집어 받친 뒤 소주방 작은 탁자에 앉아서 원경릉에게 물었다. “당신은 배 안 고파? 우리 같이 먹자.”
원경릉이 고개를 흔들고 조심조심 옆에 앉아서 우문호에게 말했다. “자기 먹어, 난 배 안 고파. 밤에 음식을 못 먹겠어. 먹으면 위가 더부룩해서 잠이 안 와.”
“개월수가 이렇게 되기까지 당신도 정말 고생 많았어.”
“난 아직 괜찮아!”
우문호가 다가가 입을 맞췄다.
그러자 촛불이 일렁이고 밤바람이 솔솔 불어와 원경릉의 머리카락을 날렸다. 우문호가 입 맞춘 곳이 마침 머리카락 위라 서로 웃으며 머리카락을 옆으로 젖히고는 다시 원경릉의 이마에 키스했다. “원 선생은 오늘밤에 내가 얼마나 정신이 없었는지 모를 거야. 소요공이 어느 나사가 빠졌는지 완전 미쳐 가지고 무려 마차로 성을 뱅뱅 돌았어. 문관들도 지쳐서 맛이 갔어. 다들 소요공한테 이를 갈고 있을 거야. 전에 문관들이 전쟁에 나가는 걸 반대해서 여러차례 곤란을 겪었던 걸 기억하고 방식을 바꿔 그들에게 벌을 준 거지. 오늘 걷다가 토한 관원이 얼마나 많았는데..”
원경릉이 웃으며 대꾸했다. “그랬어? 난 또 소요공이 주책을 부리나 했지.”
“그럴 리가 없지. 그 나이에 어디 주책이나 부리고 있겠어. 분명 다른 의도가 있었던 거야. 난 이제 그 세분을 아주 존경해.” 우문호가 고개를 파묻고 탕을 먹는데 안에는 고기가 있어 젓가락으로 열심히 집어 먹었다. 그런데 먹다 보니 소요공의 이번 행동에 의문이 드는 게 정말 그냥 주책이었나 싶었다.
원경릉이 우문호를 바라보고 웃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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