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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 왕비명의 왕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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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52화

그러자 서일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사실 소신은 복이라는 걸 믿지 않습니다. 진심으로 대하는 마음만 믿지요. 저도 그동안 많은 걸 보아왔습니다. 아무리 충심 가득한 호위라도 주군을 잘못 만나면 좋은 끝을 맺지 못했지요. 소신은 이전에 그저 초왕부의 하찮은 호위 뿐이였고, 전하 곁에서 심부름만 하던 사람이었습니다. 그 당시 가장 큰 꿈이라 해봐야 돈을 모아 평범한 여인과 혼인해서 조용히 지내는 것이었습니다. 어쩌면 좀 못난 여인을 만날 수도 있었겠지요.” 그 말에 우문호는 그만 웃음을 터뜨렸고, 술을 내뿜을 뻔했다. “왜 못난 부인을 원하는 것이냐?” “못난 여인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예쁜 여인을 만나지 못할 것 같아서 그런 것입니다. 소신의 형편을 아시잖습니까? 어찌 사식이같은 여인을 생각이라도 해봤겠습니까?” “자신을 깎아내리지 말거라.” “깎아내리는 것이 아니라, 제 처지를 잘 아는 것이지요. 망상을 버려야 편히 살 수 있으니까요. 적어도 그때는 그렇게 생각했었습니다.” 서일이 천천히 고개를 흔들었는데, 눈빛은 사뭇 진지했다. 우문호가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 “서일아, 지금은 어떤 포부가 있느냐? 무엇을 더 이루고 싶냐?” 서일이 고개를 저으며 답했다. “이제는 큰 뜻도 없고, 더 바라는 것도 없습니다. 너무 많은 것을 바라고, 너무 많은 것을 얻으려 하면 안 되니깐요. 현실에 만족하며 사는 것이 겉으로는 초라해 보일지라도, 마음은 편합니다. 끝이 없는 욕망을 바라는 것이 얼마나 피곤하겠습니까?” 우문호는 그 말에 감동한 듯했다. 그는 서일이 이런 철학적인 말까지 할 줄은 몰랐다. 서일이 누군가를 따라 하는 말이 아닌, 정말 인생에서 우러난 깨달음 같이 들렸다. 서일은 정말 어른이 되어 있었다. “그렇게 피곤하다면서, 아직도 나의 호위까지 겸하고 있느냐?” 서일은 웃음을 터뜨렸다. “돈을 더 벌고 싶습니다. 뭐 대단한 포부는 아니고, 그저 자식들이 있으니깐요. 돈이 많아야 마음이 든든하잖습니까? 무엇보다도, 폐하 곁을 이렇게 오래 지키다 보니, 갑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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