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38화
한편, 경성 숙왕부에 갑자기 한 사람이 찾아왔다. 그는 다리를 절고, 너덜너덜해진 옷에 헝클어진 머리카락이 얼굴을 가리고 있어 마치 도적이라도 만난 듯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숙왕부는 아무나 쉽게 들어갈 수 없는 곳이었기에, 그 사람은 돌계단 위에 올라서자마자, 문을 지키는 병사에게 가로막혔다.
"누구를 찾는 것이냐?"
옷이 너덜너덜한 것도, 머리가 헝클어진 것도 상관없지만, 손에 아무것도 들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선물도 없이 숙왕부 안으로 들어가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곳은 북당에서 가장 사람을 얕보는 곳이었기에, 적어도 만두 두 개라도 가지고 와야 했다.
병사의 말에 초라한 행색의 그가 머리를 쓸어 올려쓴데, 북당에서도 빼어난 준수한 얼굴이 드러나 있었다.
"정녕 나를 못 알아보겠냐?"
문 앞을 지키던 흑영 어르신이 그 모습을 보고, 이내 깜짝 놀라며 물었다.
"혹시 강탈이라도 당하신 것입니까?"
"그럴 리가 없다."
아무도 감히 그를 강탈하지 못할 것이다. 눈이 멀었어도 강탈에 성공할 수는 없었다.
"다치셨습니까? 대체 어떤 강자가 한 짓입니까?"
흑영 어르신이 그를 따라 들어가며 물었다.
안풍친왕이 손을 저으며 말했다.
"그건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우리가 다시 술을 마실 수 있게 됐다는 거다."
"정말입니까? 부자가 되신 것입니까?"
흑영 어르신이 기뻐하며 소리쳤다.
"안풍 친왕께서 돌아오셨소! 오늘 밤은 술에 취하고, 고기를 구워야겠소!"
흑영 어르신들이 우르르 몰려 나와 떠돌이 행색의 안풍 친왕에게 예를 올리고, 덥석 친왕을 잡아 안으로 끌고 갔다.
그가 왜 다쳤는지, 왜 갑자기 술과 고기를 구워 먹을 수 있게 된 건지, 아무도 묻지 않았다. 그들에게 과정보다는 결과가 중요했기 때문이다.
안풍친왕은 스무 개가 넘는 술 단지를 밥상에 올려놓고는, 작은 항아리 안에서 약을 꺼냈다. 그리고 약 한 알을 부수어 술에 넣었다. 그렇게 다섯 알의 약을 스무 개가 되는 술 단지에 넣었다.
다들 이 약을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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