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72화
재상은 처음에는 황제의 신분을 이장군에게 그대로 말하는 것이 혹여 황제께 누가 되지 않을까 우려하였다. 그러나 이미 말이 나왔고, 곰곰이 생각해 보니 그리 큰 문제가 아닐 듯하여 멍하니 서 있는 이장군에게 말했다.
"황제께서 본장을 노엽게 하여 성문에 나가신 것이 아니네. 황제께서는 백성의 삶을 살피고자, 이리 오가는 사람들이 어떤 이들인지 직접 눈으로 확인하시려던 것이다. 그래서 변장을 하고 나가신 것이니, 너만 알고 있어라. 절대로 입 밖에 내지 마라."
이장군은 곧바로 진지한 얼굴이 되어 고개를 끄덕였다.
"소인은 결코 말하지 않을 것입니다. 만약 말이 새어나간다면 황제께 위험이 닥칠 수도 있습니다. 소인이 반드시 황제를 지켜내겠습니다."
"좋다. 하지만 황제께는 절대 말해서는 안 된다. 네가 그분의 정체를 알아보았다는 걸 아신다면 분명 마음이 불편하실 게다."
"말하지 않겠습니다. 소인, 입 다물고 있겠습니다."
"그럼 돌아가게."
재상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늦었으니 일찍 가서 쉬게나."
"소인 물러갑니다."
이장군은 두 손을 모아 인사하고 몸을 돌렸다. 눈빛은 흔들림 없었고, 표정은 단정했으며, 발걸음 또한 당당했다.
하지만 몸을 돌린 뒤에는 몸이 다소 휘청거리며, 마치 솜 위에 선 듯 두어 번 비틀거렸다.
"이장군, 괜찮습니까?"
뒤에서 홍엽이 물었다.
이장군은 몸을 가다듬고 손을 뒤로 들어 올렸다.
"괜찮소, 괜찮소. 약간 취했을 뿐이오. 마음이 약간 붕 떠 있는 듯하오."
정신이 붕 떴다니.
아아아아… 이 생에 이런 영광이 또 있을까.
아쉬운 것은 이 일을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다는 점이었다. 아니면 조상 묘에 청연이라도 피어올랐을 것 같았지만, 이건 황제와 자신만의 비밀이다. 감히 누구에게 말할 수 있겠는가.
북당에서 황제와 비밀을 공유한 자가 몇이나 되겠는가?
아마 서대인도 그런 건 없을 것이다. 자신만이 유일했다.
이장군은 돌아간 뒤, 한숨도 자지 못하고 조용히 침상에 누워 황제가 성문에 계셨던 순간순간을 떠올렸다.
사실 진작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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