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75화
원경릉은 이부인을 접객실로 안내했다. 그녀는 오늘 우문호가 진중한 일을 꾸미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비록 이부인의 성격은 호방하지만, 황후와 여러 친왕비들 앞에서는 고개조차 들지 못하고 조심스러워했다. 다행히도 황후는 온화한 태도로 아이들 이야기를 꺼내며 말문을 트였고, 그제야 그녀는 조금 긴장을 풀 수 있었다. 어미와 어미 사이엔 언제나 공감이 흐르니, 자연스레 나눌 수 있는 이야기들이 많았던 것이다.
그러나 이부인은 지금의 이 상황이 마치 꿈처럼 느껴졌다. 그녀는 이장군과 혼인한 후 수년간 집안을 살뜰히 챙기며 네 아이를 낳았고, 안팎으로 빈틈없이 살아온 강인한 여인이었다. 그런데도 오늘, 그녀의 손과 발은 내내 떨리고 있었다. 얼마나 격앙된 상태였는지, 감히 말로는 다 표현할 수조차 없을 정도였다.
황후의 이야기를 들으며도 그녀의 머릿속은 이미 다른 생각으로 가득차 있었다. 오늘 초왕부에서 나갈 때쯤이면, 더는 예전의 자신이 아닐 거라는 막연한 예감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기도 했다.
한편 본관 쪽에서는 아직 술이 오르지도 않았지만, 이장군은 마치 순한 토끼처럼 고분고분하게 무릎을 지켜보며 앉아 있었다. 그 순진무구한 눈빛으로 때때로 황제를 슬쩍 올려다보며 속으로 감탄까지 했다.
황제는 또 얼마나 준수한가. 감히 형용할 수 없을 정도였다.
바로 그때 우문호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작은 산처럼 쌓인 문서 앞에 다가가 손을 얹고 제왕을 향해 물었다.
“사건 해결율이 얼마나 형편없는지 직접 말해보거라.”
황제가 입을 열자, 모두의 시선은 이장군에게서 거두어지고 다시 원상복귀 됐다.
제왕은 억울하다는 듯 변명했다.
“형님, 그건 신제의 탓이 아닙니다. 북당 각 주부에서 올라온 것도 있고, 대주에서 부탁해온 것도 많습니다. 그러니 굳이 책임을 따지자면 형부에 돌려야 마땅하옵니다.”
이럴 땐 형부 탓으로 미루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었다.
우문호는 그를 매섭게 노려보며, 다른 사람들을 향해 말했다.
“과인은 특별 수사 관아를 세울 생각이다. 이 관아는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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