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14화
녹가의 시어머니, 즉 지금의 녹 노부인은 사나운 성격의 사람이었다. 그녀는 젊었을 때 홀어머니로서 아들 하나와 딸 하나를 키워냈다. 시댁도 재산이 꽤 있는 편이었고, 노부인도 사품 벼슬 집안에서 집사 마마로 들어가 주인 부인의 신임을 받았다. 그렇게 하인을 가르치는 책임까지 맡고, 주인집의 경사와 상사까지도 그녀가 도맡았었다.
그래서 노부인은 저택에서는 꽤 이름 있는 인물이었고, 다른 귀족 집안의 집사들과도 서로 알고 지냈다.
나이가 들자, 주인집에서 돈과 시녀 두 명을 주며, 노부인에게 집으로 돌아가 노후를 보내라고 도왔다.
아마도 명문가에서 위세 부리던 버릇이 몸에 밴 탓인지, 노부인은 집에 돌아와서도 명문의 규율대로 살림을 다스렸다. 며느리와 손자들이 반드시 극진히 효도해야 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었다. 북당은 효도로 나라를 다스렸고, 어르신을 거역하거나 불효하면 이웃들이 손가락질하며 욕을 퍼붓는 법이었다.
그녀는 스스로를 태 부인이라 자처하며, 특히 며느리를 못마땅하게 여겼다. 며느리가 밖에서 나돌며, 얼굴을 드러내는 것이 집안의 수치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명문가 부인과 아가씨들이 어디 그녀처럼 밖에서 나다니던가? 아들들도 다 장성하여 각자 생계를 찾았으니, 이제는 공방을 그만두어야 마땅한 법. 공방이 돈을 얼마나 번다고, 어찌 그렇게 밖에서 나도는 것인가 싶었다. 아들들의 혼담을 찾을 때, 좋은 집안을 찾지도 못하면 어찌한단 말인가?
큰아들은 이미 오래전에 혼담이 정해졌으나, 신부 쪽 집안에서 상을 당해 3년은 혼례를 올릴 수 없게 되었다. 곧 상기가 끝나 혼례를 치르려는데, 신부의 어머니가 또 세상을 뜨게 되어, 또 3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겨우 상기가 마무리되어 곧 혼례를 치를 수 있자, 노부인은 준비하고 있었다. 하지만 며느리가 이건 필요 없다 저건 안 된다며 의견을 전하자, 노부인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
혼례나 경사는 자기만큼 잘하는 사람이 어디 있는가? 정말 터무니없지 않은가?
바로 이때, 며느리가 어디론가 사라져 밤늦도록 집에도, 공방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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