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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화

고인성은 무덤덤하게 말했다. “필요 없어. 곧 사람 불러서 청소할 거야. 너보다 훨씬 빠르고 깨끗하게 할 거니까, 굳이 손댈 필요 없어.” “아, 네...” 송유리는 고개를 숙이며 힘없이 대답했다. ‘어젯밤 정말 고인성의 심기를 건드린 걸까?’ 고인성은 이제는 사소한 일조차 그녀에게 맡기기 싫어하는 것 같았다. 한편, 옷이나 침구를 직접 빨지 않아도 된다면 보통은 기뻐할 일인데, 송유리는 알 수 없는 쓸쓸함을 느꼈다. “그럼 전 먼저 가볼게요...” 송유리는 힘 빠진 목소리를 남기고 조심스럽게 돌아섰다. ‘아마 오늘 이렇게 떠나고 나면, 고인성은 더 이상 나를 찾지 않을 거야...’ 그녀는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사람이었고, 고인성은 그저 잠깐 재미 삼아 곁에 뒀을 뿐이었다. 송유리는 그저 평범한 사람일 뿐이었고, 고인성이 그녀에게 관심을 보인 것도 어쩌면 잠깐 재미를 느꼈던 것일지도 몰랐다. 게다가 어젯밤, 고인성은 이미 흥미가 떨어졌다고 암시하는 듯한 말을 남겼었다. 그리고 앞으로는 그녀를 찾지 않을지도 몰랐다. 그동안 그의 일방적인 다가섬이 불편하고 부담스러웠지만, 막상 그가 등을 돌리는 듯한 기색을 보이자, 마음 한구석이 쓸쓸해졌다. 송유리는 스스로가 우스워졌다. ‘이런 사람에게 괜한 기대를 하다니, 제정신이 아니었던 거지...’ 그렇게 생각하며 고개를 떨군 순간, 등 뒤에서 고인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잠깐만...” 송유리는 발걸음을 멈췄다. 어쩐지 마음 한편에 솟아오르는 기대를 꾹 눌러가며 돌아섰다. “무슨 일 있으세요?” 고인성은 잠시 머뭇거리다 말했다. “오늘 날씨 괜찮은데, 등산이나 갈까?” “등산이요?” 송유리는 창밖으로 흐린 하늘을 힐끔 바라봤다. ‘이런 날씨에 등산이라니...’ 그냥 인사치레로 붙잡는 말 같았다. 굳이 기대했다가 실망하는 일은 만들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부드럽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괜찮습니다. 오늘은 수업이 있어서요.” 고인성은 한 번 더 물었다. “그럼 내일은?” “나중에요.” 송유리는 힘주어 웃으며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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