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2화
송유리는 조심스럽게 중얼거렸다.
“저 사귀는 사람 없어요.”
“야, 저번에 거의 동거할 뻔했잖아. 그게 연애 아니면 뭐야?”
황이진은 송유리가 그때 왜 집을 나가려 했는지 굳이 캐묻지 않았다. 하지만 워낙 눈치가 빨랐던 그녀의 짐작이 어쩐지 거의 들어맞은 듯했다.
애초에 송유리가 이사 가려고 했던 건 고인성과 함께 살 생각이었지만, 이제는 고인성이 먼저 마음을 접어버린 상황인 것 같았다.
송유리가 별다른 해명도 하지 않았지만, 황이진은 그녀의 표정만 봐도 다 알 수 있었다.
‘역시... 싸웠구나!’
“내가 도시락까지 싸줬잖아? 같이 먹었어? 특별히 하트모양 계란후라이도 올려줬는데, 그런 거 보고도 싸운 거야? 남자라면 정신 못 차려야 정상일 텐데?”
“모르겠어요. 먹었는지, 안 먹었는지...”
“먹었는지도 모른다고? 그럼 아예 얼굴도 못 본 거야?”
“네...”
“그럼 도시락은? 너 혼자 먹었어?”
송유리는 고개를 숙이며 고개를 살짝 저었다.
“그런 건 아니고, 누가 대신 전해줬거든요. 하지만 먹었는지까진... 잘 몰라요.”
황이진은 순간 눈을 부릅뜨더니, 팔뚝을 걷어붙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와... 진짜 짜증 나네. 설마 그놈이 도시락 한 통을 혼자 다 먹고, 넌 굶은 거야? 진짜 뭐 저런 쓰레기가 다 있냐? 내가 밤새 정성 들여 싸준 도시락을 그렇게 말아먹어? 토 나온다고 진짜...”
황이진이 벌떡 일어나려 하자, 송유리가 황급히 손목을 붙잡았다.
“됐어요. 언니, 어차피 앞으로는 얼굴 볼 일조차 없을 거예요.”
“헤어졌어?”
“네... 그런 셈이에요.”
송유리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 어이없는 상황을 굳이 하나하나 설명할 필요가 없었다. 차라리 그냥 이 정도로 넘어가는 게 나았다.
‘어젯밤, 어차피 고인성은 꺼지라고 똑똑히 말했었잖아...’
송유리는 고인성의 말을 되뇌며 생각했다.
예전엔 고인성이 삐져서 툴툴거린다고만 생각했다. 그래서 어떻게든 사과하고 풀어볼 생각도 했었지만 더는 아니었다.
‘이젠 정말 마음이 식은 거야. 그걸 알게 된 상황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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