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0화
송유리는 서운한 듯 나지막하게 중얼거렸다.
“여기서 오래 일한 분 같아서 나보다는 대표님을 더 잘 아는 것 같아서 그랬어요. 그래서 그분 말대로 하면 대표님 화나게 할 일은 없을 것 같아서...”
“여기서는 다른 사람 눈치 안 봐도 돼.”
다이닝룸에는 이미 산해진미가 풍성하게 차려져 있었지만 서운함이 채 가시지 않았던 송유리는 밥 먹는 내내 한마디도 하지 않았고 고인성 그녀가 혼자 서운함을 달래는 걸 방해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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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화가 나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 송유리는 밥을 먹자마자 방으로 들어가 버렸지만 고인성은 화도 내지 않고 묵묵히 설거지를 해냈다.
방으로 돌아온 송유리는 다가오는 기말고사에 다시 대본을 꺼내 들었다.
이미 리허설도 여러 번 했고 대사도 다 외웠지만 한 치의 실수도 없어야 했기에 송유리는 표정과 대사는 따로 더 연습하기로 했다.
송유리가 열심히 대사를 하고 있는데 화장대에 올려둔 핸드폰이 문득 울려왔다.
무시하고 대사를 계속 외우려고 했는데 쉬지 않고 울리는 핸드폰에 송유리는 결국 하던 일을 멈추고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
확인해보니 송혁수에게서 문자가 여러 통 와있었다.
[노인데 병원비가 4억이야.]
[원고 안 줄 거면 병원비라도 내.]
역시나 그가 송유리를 찾는 건 오로지 원고 때문이었다.
[원고는 할머니가 저한테 보관해달라고 부탁하신 거에요. 다른 사람한테는 절대 못 줘요.]
[그럼 노인네 병원비는 어쩌려고? 주 선생이 그러는데 돈 안 주면 수술 안 할거래.]
[원고 안 주면 할머니를 포기하겠다는 거예요?]
[나도 방법이 없어. 회사도 거의 부도날 위기인데 내가 어디 가서 그렇게 큰돈을 구해와? 원고라도 있으면 어떻게 해보겠는데 아무것도 없으니까 나도 할 수 있는 게 없지. 온 집안이 정말 길거리에 나앉길 바라는 거야 너?]
[노인네 보물을 챙겨간 네가 돈 내는 게 맞지 않겠니?]
[그런데 네 처지에 그런 큰돈을 마련할 수 있을 리가 없이. 그러니까 원고 내놔. 그럼 다들 편해져.]
[그건 안돼요.]
[알겠어. 그럼 원고 대신 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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