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9화
“인성 씨, 오해하지 마세요. 제가 이 얘기 꺼낸 건 저 때문이 아니라 이진 언니 때문이에요. 전 두 사람이 서로 마음 있는 것 같거든요. 근데 이진 언니는 자꾸 주호진 선생님과 너무 다른 세상에 살고 있다고 하면서, 아예 가능성 자체를 닫아버리네요...”
송유리는 잠시 고인성을 바라보다가 조심스레 물었다.
“혹시 인성 씨는 주호진 선생님 집안에 대해서 아세요? 그쪽 집안이 어떤 상황인지 알면... 현실적으로 두 사람이 잘될 수 있는 사이인지 유추해 볼 수도 있을 것 같아서...”
고인성은 굳어 있던 얼굴을 살짝 풀었다. 눈빛 어딘가엔 안도감 같은 게 스쳐 지나갔다.
하지만 이내 고개를 갸웃하더니, 어딘가 이상하다는 듯 다시 묻는다.
“주호진이 누굴 좋아한다고?”
그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다.
머릿속에 떠오른 건 항상 실험실에 틀어박혀 의학 서적에 파묻혀 있던 주호진의 모습이었다.
고인성에게 주호진은 그저 학문밖에 모르는 인간관계엔 전혀 관심 없는 그야말로 ‘천재형 괴짜’였다.
‘그런 녀석이 연애해? 그 말보단 차라리 돼지가 나무에 올라간다는 말을 믿겠다...’
송유리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그렇게 말하는 거 보니까, 인성 씨는 아직 누굴 진짜로 좋아해 본 적이 없는 거네요.”
“뭐?”
“아니... 그 감정을 몰라서 그런 거예요. 사람 마음이란 게 원래 그래요. 조건이고 뭐고 다 떠나서, 그냥 어떻게든 튀어나오게 돼 있거든요.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이든 간에...”
고인성은 눈썹을 한쪽 들어 올리며 송유리를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봤다.
“그래서... 지금 나 같은 건 사람도 아니라는 소리를 하고 싶은 건가?”
“아, 그럴 리가요!”
송유리는 화들짝 놀라며 두 손으로 입을 가렸다. 그리고 곧바로 태세를 전환하며 능청스럽게 말을 이었다.
“제 말은요... 인성 씨처럼 높은 데 계신 분은... 저희 같은 평범한 사람들처럼 시시한 감정에 휘둘리는 그런 분이 아니라는 거죠. 뭐랄까, 인성 씨는...인간, 아니 세상을 품는? 그런... 대인배? 신 같은 존재라고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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